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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찰기록/자연 관찰기

[2024년 3월 22일] 올림픽공원 탐조 - 후투티 등

by 두루별 2024. 3. 25.

요즘은 새만 찾기보다는 꽃도 보고 풀도 보고 새소리도 녹음하면서 천천히 돌아다니는 중인데, 자주 보이던 녀석들이 슬슬 안 보이기 시작하는 걸 보니 계절이 바뀌는 모양이다. 이제 또 새로운 친구들이 나타날 시즌이 된 듯...

요즘 오목눈이(참새목 / 오목눈이과, 텃새)도 둥지 재료 모으느라 바쁘다.
진박새(참새목 / 박새과, 텃새)도 노래하며 먹이 찾느라 열라 바쁨
되새(참새목 / 되새과, 겨울철새)들도 슬슬 돌아갈 때가 됐는데...
작년 10월부터 지금까지 안 떠나고 남아 있는 밀화부리(참새목 / 되새과, 겨울철새)
격하게 환영하는 민물가마우지(사다새목 / 가마우지과, 텃새)
호수에 물을 채우니까 여러 마리가 돌아왔다. 소식 참 빠르다...
딱새(참새목 / 딱새과, 텃새)들도 부쩍 많이 보인다.
직박구리(참새목 / 직박구리과, 텃새)
흰배지빠귀(참새목 / 지빠귀과, 겨울철새) 곧 떠나실 분.
곤줄박이(참새목 / 곤줄박이과, 텃새)

날이 따뜻해지니까 공원으로 산책 나온 사람들이 많아서 평일인데도 공원은 북적북적했다. 조용하던 겨울이 그리워짐...
특별히 눈에 띄는 녀석들이 없어서 살살 심심해지고 있을 때 '백제집자리전시관'이 눈에 띄었다. 항상 지나치기만 하던 곳... 여길 왜 들어가 볼 생각을 안 했을까? 뭘 전시해 놓은 걸까?  열려 있기는 한 걸까?... 갑자기 궁금해졌다...

정체불명의 전시관

살짝 들어가 보니 백제 시대의 집터를 발굴하는 현장을 전시해 놓았는데, 마네킹인 줄 알고 지나쳤던 안내 데스크에 앉아 있던 분이 갑자기 '왼쪽으로 가시면 됩니다.' 하셔서 기절할 뻔... 아우 놀래라... 마네킹에 마스크 씌워 놓은 줄...

전시물의 사진을 찍어도 된다고 하셔서 열심히 구경하며 사진을 찍었는데, 이런... 나름 전시가 알차고 재밌었다. 

백제의 집터를 발굴하는 현장을 재현해 놓음
몽촌토성 복원 모형도 있었는데 열라 귀여움.
궁궐인가? 전부 초가집인데 이 집만 기와집. 망루도 보이고 아기자기하다.
몽촌토성은 많이 유실됐지만 규모가 꽤 큰 토성이었다고 한다.

설명도 보면서 천천히 둘러봤는데 옛 모습을 상상할 수 있어서 좋았다. 이곳이 백제의 땅이었다는 걸 불현듯 깨달음.

전시관 밖에서 열심히 노래하고 있던 박새(참새목 / 박새과, 텃새)
붉은머리오목눈이(참새목 / 붉은머리오목눈이과, 텃새)
부유물이 가득한 곳에서 먹이를 먹고 있던 청둥오리(기러기목 / 오리과, 겨울철새)
사람의 인기척이 들리면 물을 건너서 덤불로 숨어 버리는 쇠물닭(두루미목 / 뜸부기과, 여름철새)
신기하게도 덤불 사이로 들어가면 찾을 수가 없었다.
멀쑥한 청둥오리. 눈만 마주쳐도 긴장을 한다.
노랑지빠귀(참새목 / 지빠귀과, 겨울철새)

날도 덥고 다리도 아프고... 잠시 쉴 겸 자판기에서 사이다를 하나 뽑아서 참새들에게 건빵을 좀 주며 잠깐 쉬고 있었는데, 언덕 위에서 노란 새 하나가 푱푱 날아서 나무에 내려앉는 게 보였다. 노랑지빠귄가 싶어서 쌍안경으로 확인을 하는 순간 사이다고 뭐고 다 내 던져 버리고 언덕을 부리나케 달려 올라갔다. 아이고 내 도가니...

노란 새는 다름아닌 후투티(파랑새목 / 후투티과, 여름철새)였다.

언덕을 달려 올라갔더니 숨이 턱까지 차서는 호흡이 바빠서 사진이 엉망이었다. 날아갈 거 같아 숨을 참고 간신히 몇 장 찍었는데 조금 더 다가가서 사진을 찍는 동안 표로록 날아가 버림.

올림픽공원에서 마지막으로 본 게 작년 11월이었는데 몇 달 만에 다시 만난 후투티. 너무 반가웠다. 오늘은 평소랑 다른 방향으로 돌고 있었는데 평소 다니던 길로 갔으면 얘랑 못 만났을 듯...

멧비둘기(비둘기목 / 비둘기과, 텃새)
오색딱따구리(딱따구리목 / 딱따구리과, 텃새)들의 영역 싸움이 한창이다.
나무 하나에 두 놈이 붙어서는 신경전을 벌였다.
상대를 쫓아 내고 포효하는 오색딱따구리
붉은머리오목눈이(참새목 / 붉은머리오목눈이과, 텃새)
큰개불알꽃(현삼목 / 현삼과)
개나리(현삼목 / 물푸레나무과)
물가에서 흰뺨검둥오리들을 노려보고 있는 고양이
오리들은 익숙한지 놀라기는 커녕 고양이 주변에서 맴돌며 물놀이를 함.
산수유(층층나무목 / 층층나무과)
쇠박새(참새목 / 박새과, 텃새)
다른 새들만 보면 쫓느라 정신 없었는데 오늘은 유순한 콩새(참새목 / 되새과, 겨울철새)
콩새랑 함께 있던 밀화부리(참새목 / 되새과, 겨울철새)
왜가리(황새목 / 백로과, 여름철새)
확실히 민물가마우지가 많이 늘었다.

겨우내 물을 빼놨던 호수에 물을 다시 채우니까 떠났던 새들이 돌아오는 게 너무 신기하다. 물고기도 다 떠났다고 생각했는데 팔뚝만 한 잉어와 붕어들도 많이 보였다. 예전의 익숙한 모습으로 서서히 돌아가고 있는 올림픽공원... 진짜 봄인 듯...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