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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찰기록/자연 관찰기

[2024년 6월 23일] 철원 와수리 탐조 - 뜸부기 등

by 두루별 2024. 6. 25.

어젠 오전만 비 온다는 기상청 예보를 믿고 철원으로 향했다가 엄청난 폭우를 만났다. 예보는 하루 종일 비로 바뀌어 있는 상황... 결국 포천에서 점심만 먹고 차를 돌려야 했다.

오늘은 일요일이지만 어제 기상청에 당한 게 억울해서 도저히 집에 있을 수가 없었다. 일요일에 멀리 가기는 좀 부담스럽지만 아내도 흔쾌히 따라나서는 바람에 신나게 철원으로 달렸다. 근데 일요일이 서울 빠져나가기 훨씬 수월함...

오늘도 화강 주변을 돌아볼 계획인데, 탐조하기 좋은 곳을 찾는 게 목표다. 화강 주변이 생각보다 정비가 잘 되어 있어서 이동하기는 수월했지만 꽤 넓은 지역이라 몇 번 더 와봐야 알 수 있을 거 같다. 하지만 화강 주변은 경치가 너무 아름다워서 서 굳이 탐조를 하지 않아도 좋은 곳이다.

건너편에 앉아 있던 파랑새(파랑새목 / 파랑새과)
물잠자리(잠자리목 / 물잠자리과)
왕팔랑나비(나비목 / 팔랑나비과)

작은 동산이 있어서 올라가 봤는데 새소리가 들리지 않았다. 벌초를 하고 내려오는 주민분을 만나 잠시 대화를 나눴는데 나한테 새 좀 있냐고 오히려 물어보심... 길은 정상까지 갈 수 있으니 올라가 보라고 하셨는데 포장로가 끝나고 나온 흙길은 풀이 그대로라 살짝 들어가기가 겁나서 돌아 내려왔다. 전방이라 지뢰 조심...

예쁜 흰줄표범나비(나비목 / 네발나비과)
논에 있던 왜가리(황새목 / 백로과)
중대백로(황새목 / 백로과)
찌르레기(참새목 / 찌르레기과)가 먹이를 물고 열심히 노래를 했다. 새끼를 부르는 걸까?
다른 파랑새 발견. 파랑새를 자주 볼 수 있었다.
알락할미새(참새목 / 할미새) 유조
주위엔 여러마리의 알락할미새가 투닥 거리고 있었다.
논두렁에서 왕우렁이(고설목 / 사과우렁이과) 발견!
벼에도 알을 잔뜩 낳아 놓았다.
참새(참새목 / 참새과)

오늘은 하천에서 낚시를 하거나 물놀이를 하는 분들이 많았는데, 천렵(川獵)을 즐기는 분들도 많아서 물새가 보이질 않았다. 검은댕기해오라기나 흰뺨검둥오리는 쉽게 볼 수 있었는데 아쉽...

말이 끝나기 전에 슝~ 날아가는 검은댕기해오라기(황새목 / 백로과)
착륙 직전!!
착륙!
사람 때문인지 내려 앉지는 않고 날아 다니는 녀석들이 많았다.
흰뺨검둥오리(기러기목 / 오리과)들도 떼를 지어 날아감.
지난 번 보다 새가 없어서 참새라도 열심히 관찰하고 있는데...
할미새 소리가 들려서 하천을 보니 노랑할미새(참새목 / 할미새과)가 있었다.
자주 볼 수 있어서 다행인 녀석들.
알락할미새 유조도 있었는데
노랑할미새가 날아가자 안절부절 하다가 따라 날아갔다.

하천 쪽엔 사람들이 많아서 작은 개천이 있는 논 쪽으로 가보려는데 작은 댐 수문에 물총새가 똭!

아유 반갑다 물총새(파랑새목 / 물총새과)! 하지만 나를 보고는 표로롱 날아감.
참새보다 많은 찌르레기가 날아와서 울어댔다.
작은 하천엔 노랑할미새가 사냥 중...
나를 슬쩍 보더니...
그냥 할 일 함...
멧비둘기(비둘기목 / 비둘기과)

날아간 물총새를 따라 논길을 따라 걷고 있는데 갑자기 뜸뜸뜸뜸~ 하는 뜸부기 소리가 들렸다! 
물총새는 바로 잊어버리고 조심조심 논을 훑어보기 시작... 소리 나는 쪽을 봐도 보이질 않았다. 위험을 무릅쓰고 논두렁을 건너 건너편으로 이동했는데 그렇게 울던 녀석이 나를 봤는지 이젠 아무 소리도 안 냈다. 하여간 예민한 녀석...

그때... 저 멀리 자란 벼 사이로 뜸부기 벼슬이 보였다!
슬며시 고개를 내미는 녀석... 뜸부기다!
내가 왔던 쪽 논에서 나타나다니... 난 반대로 온 셈...
뜸부기(두루미목 / 뜸부기과)
나를 잠시 바라보다가 날아 오른 녀석!
뜸부기의 비행 속도는 생각보다 느렸다.
그리 멀지 않은 논으로 날아간 뜸부기
그 와중에 잠자리를 사냥한 파랑새도 날아다님...

거리가 멀어서 아쉬웠지만 그래도 얼굴은 제대로 본 뜸부기. 철원에도 있었구나. 하긴 이 좋은 환경에 없으면 이상하지... 공릉천에 비하면 훨씬 좋은 자연환경인데 뜸부기가 좋은 곳을 고른 거 같다.

뜸부기가 날아간 논으로 살금살금 다가갔는데 이 녀석 기가 막히게 알아챔.
잠깐 노래하던 녀석은 옆의 유수지 갈대 숲으로 날아가 버렸다. 그만 쉴 수 있게 추적 종료.
방울새(참새목 / 되새과)
검은등할미새(참새목 / 할미새과) 유조.
긴가민가 했는데 도감으로 바로 확인 가능했다.
이 녀석은 알락할미새 유조

벌써 5시가 넘었다. 늦게 오는 바람에 별로 돌아보지도 못했는데 시간이 후딱 지나감. 

어리부채장수잠자리(잠자리목 / 측범잠자리과)
중대백로(황새목 / 백로과)
저 멀리 화천 광덕산의 조경철 천문대도 보였다,
방울새(참새목 / 되새과)
민물가마우지(사대새목 / 가마우지과)

강을 가로지르는 돌다리에서 잠수한 민물가마우지가 나오기를 기다리고 있는데, 둑에 기다란 줄이 하나 걸려 있었다.

음... 뱀이구나!
길이는 1.5m는 되어 보이는 긴 녀석.
구렁이(유린목 / 뱀과)였다.
수영 실력이 장난 아니다. 엄청 빠름...
어리장수잠자리(잠자리목 / 측범잠자리과)
큰부리까마귀(참새목 / 까마귀과)
강가에 딱새 유조가 있었는데 잘 날지를 못했다.
딱새 수컷이 먹이를 물고 열심히 부르는 걸 보면 이소하는 중인가 보다.
딱새(참새목 / 솔딱새과)를 마지막으로 탐조 끝.

탐조를 끝내고 차에서 혼자 과자도 먹고 잘 놀고 있던 아내와 와수리카페에 가서 커피 한 잔.

하트 이쁘게 그려주심.

아직 와수리가 익숙하지 않아 어디서 식사를 해야 할지 몰라서 익숙한 철원 동송으로 이동해서 저녁식사를 하고 서울로 돌아왔는데 벌써 또 가고 싶다. 와수리에서 탐조도 하고 싶지만 경치만 바라봐도 좋은 곳... 아내랑 진지하게 얘기를 했다. 여기 살고 싶다고...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