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해 먹은 캐논 RF100-500mm 렌즈를 새로 구입.
이만한 줌렌즈는 없는 거 같다.
소니의 거지 같은 망원줌렌즈들(100-400mm, 200-600mm)에 치를 떨다 이 렌즈를 만나고 광명을 얻었달까?
화질 좋고, 튼튼하고, 조작감 좋고 뭐 하나 빠지는 게 없는 거의 완벽한 줌렌즈라고 생각함. 소니의 줌렌즈들은 색수차 쩔고, 조작감도 형편없다. 야외에서 사용하는 렌즈들은 신뢰성이 있어야 하는데 소니는 바디, 렌즈 모두 별로 신뢰가 안 감...
지금은 R1에게 플래그십 자리를 내줬지만 R3는 손에 딱 잡기만 해도 플래그십이라는 느낌이 팍 오지만, 소니의 A1은 이걸 이 가격에??라는 느낌. 그래도 그놈의 AF 때문에 단렌즈는 모두 소니 세팅이라는 게 함정...
R1은 나아졌다는 얘기가 있던데, R3나 R5는 하얀 대상에 아주 쥐약이었다. 아예 AF가 들어가질 않음... 반면 소니 A1은 하얗거나 말거나 저조도에서도, 밝은 야외에서도, 원하는 대상에 초점이 촥 붙어서 떨어지질 않는다. 이거 하나 땜에 기능에 비해 가격도 터무니없는 소니를 못 버림...
뭐, 그래서 오늘은 RF100-500mm와 R3의 조합으로 올림픽공원을 돌아봤다는 얘기를 하려고 쓸데없는 얘기를 길게 함.
분명 구라청(기상청)은 비가 안 온다고 했는데, 개가 봐도 비가 올 하늘이었다. 구라청은 진짜 다 짤라버려야 함...
뿌연 연무 같은 게 내려앉은 올림픽공원을 비가 오기 전까지 빠르게 호로록 돌아봄.
RF100-500mm 렌즈의 첫 대상은 되새였다.
곰말다리를 건너며 팔각정을 바라보니 단풍이 곱게 물들어있었다.
말라버린 단풍나무 씨앗을 먹으려고 밀화부리들이 떼로 단풍나무에 모여 있었다.
밀화부리의 예쁜 노랫소리를 들으며 촬영하는 건 정말 최고의 경험이다.
붉은 단풍과 잘 어울리는 밀화부리들...
풀숲에 여러 마리의 멧비둘기가 누워있었는데, 근처에 다가가도 도망가지도 않고 나를 빤히 쳐다봤다.
슬슬 원앙이 왔을 텐데 싶어 성내천을 들여다보니 원앙이 똭!
모퉁이만 돌면 겨울인데 지금 꽃을 피우는 식물들도 있었는데...
계절이 아직도 헷갈리는 식물들... 나도 헷갈린다...
갑자기 빗방울이 뚝뚝...
소나기는 아니었지만 바닥이 젖을 정도로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이렇게 짧은 올림픽공원 탐방 끝.
확실히 공원에서는 줌렌즈가 편하다.
대상들이 대부분 가까이 있고, 식물도 편하게 담을 수 있으니까 이만한 게 없음. 오늘 첫 사용한 RF100-500mm 렌즈의 유일한 단점은 500mm에서 F7.1로 매우 어둡다는 거. 딱 하나 아쉬운 게 살짝 치명적이다. 완벽한 건 없나 보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