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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체사진

[2018년 6월 16일] 조경철 천문대와 안드로메다 은하

by 두루별 2018. 6. 18.


처음으로 화천 광덕산에 있는 조경철 천문대를 다녀왔습니다. 홍천보다 가까운 거리지만 꼬불꼬불한 산길로 한 참 가야 하는 곳에 있어서 시간은 홍천보다 더 걸리네요.


천문대로 올라가는 길은 펜션과 음식점이 즐비해서 유원지 느낌이었고 산 정상의 천문대에 도착해 보니 주위에 대도시가 없는데도 꽤 밝은 마을들이 있어서 광해가 제법 심했습니다.


처음 온 곳이라 어디서 촬영을 할까 싶어 천문대 주위를 둘러보았는데요. 기상 레이더가 있는 남쪽은 불이 너무 밝은 데다 별을 보러 오신 수많은 분들이 계셨습니다. 레이져를 쏘며 별을 보는 분들이 많아서 이쪽에서 촬영은 안 되겠다 싶더군요.


천문대 북쪽 주차장은 바람이 좀 심하게 불었지만, 북쪽과 동쪽이 뚫려있어서 다행히 촬영을 할 수 있었습니다. 자리를 정하고 주섬주섬 장비를 설치하면서 하늘을 올려다보니 아까는 희미하게 보이던 은하수가 이제는 선명하게 동에서 서를 가르고 있어서 장비 설치는 까맣게 잊고 멍하니 은하수를 바라봤습니다. 이렇게 선명한 은하수가 얼마 만인지...



지평선 부근은 너무 밝아 포기해야 했지만, 신기하게도 시야가 높은 곳은 정말 별이 쏟아지더군요. GPS상으로는 고도가 1037m로 나오던데 고도가 높아서 별이 더 잘 보이는 걸까요?



이날은 매번 테스트 하지 못했던 RST-150H 적도의를 드디어 제대로 사용해 볼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Align은 여전히 익숙하지 않아서 쉽지가 않네요. 컨트롤러의 메뉴와 안내가 직관적이지 않아서 애를 먹었고, 남쪽과 서쪽의 별은 시야가 가려서 선택할 수가 없어 제대로 된 Align이라고 할 수는 없었지만 20여 분(EM-11이면 5분도 안 걸릴 일인데...)을 끙끙거린 끝에 6 Star Align을 무사히 마치고 백조자리 Albireo 주변을 촬영해 보았습니다.


2018-06-16 01:08 (KST) Hwacheon-gun Gangwon-do, South Korea
Samyang 135mm F/2.0 ED UMC, Canon EOS 6D Mark II, RST-150H
Kenko PRO1D Pro Softon-A(W)
38 x 10sec @ ISO6400, F/4.0, DSS4.1.1, Photoshop CS3


테스트 촬영에서 10초 한 장으로 NGC7000 북아메리카 성운이 보이는 거 같아 열심히 촬영을 했습니다만... 역시 10초로는 어림도 없네요. 형태만 살짝 보이는 정도...


게다가 기대한 RST-150H 적도의는 6 Star Align을 했음에도 제대로 된 Align star를 선택하지 못해서인지 GOTO를 해보면 간신히 카메라 시야에 대상이 들어오는 수준이라 반쪽짜리 테스트가 되고 말았습니다. 이번에도 제대로 된 테스트는 다음 기회로...

매번 준비 없이 촬영을 하면 늘 결과가 안 좋은 걸 알기에 철저히 준비하려고 했지만 이번에도 허겁지겁 떠난 촬영이라 제대로 건진 게 없네요... 테스트도 꽝, 결과물도 꽝.......


슬슬 피로가 몰려왔지만 그냥 돌아오기가 아까워 마지막으로 M31 안드로메다 은하를 담아봤습니다.


2018-06-16 01:25 (KST) Hwacheon-gun Gangwon-do, South Korea
Samyang 135mm F/2.0 ED UMC, Canon EOS 6D Mark II, RST-150H
73 x 30sec @ ISO3200, F/4.0, DSS4.1.1, Photoshop CS3


안드로메다 은하는 생각보다 많은 게 보이네요!!
1분 정도 노출을 줬으면 어땠을까 싶지만 암흑대도 살짝 보이고 보일 건 다 보입니다.(^^;;) 생애 처음으로 촬영해 본 M31이라 허접하지만 그래도 애착이 가네요.



촬영보다는 별빛을 쐬는 것이 목적인 관측회라 후배나 저나 그냥 별이 쏟아지는 것에 만족하는 편입니다. 이번에 결과가 안 좋으면 다음에 또 시도하면 되니까요!



차도 정말 많이 들락거리고 사람들도 복작복작한 천문대였지만 굉장히 즐거웠습니다. 별은 원 없이 봤으니까요!

어떻게 집에 돌아왔는지 가물가물할 정도로 피곤에 쩔어 돌아왔지만 벌써 그곳에 다시 가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