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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찰기록/자연 관찰기

[2023년 5월 27일] 화성호 습지 여행

by 두루별 2023. 5. 29.

새로운 필드스코프를 사용해 보고 싶어서 천수만으로 탐조 여행을 떠날 계획이었다.  
변수는 비가 올지 모른다는 거였는데, 전날 밤까지 우리의 기상청의 예보는 흐림이었다. 증거를 남겨놔야 했다...
하지만 해외 날씨 앱들은 모두 비가 온다는 예보였는데 내가 신봉하는 Windy도 하루 종일 비 예보였다.
사람은 믿고 싶은 대로 믿는다고 이날은 우리 기상청을 믿어보기로 했다.

아침에 눈을 떠 보니 비가 온다.(-_-;;) 그것도 꽤 많이...
기상청 예보를 확인해 보니까 아니나 다를까 비로 고쳐놨다. 예보를 좀 하라니까 맨날 하늘 보고 중계만 한다...

천수만까지 도착 예정시간이 4시간이다. 2시간이면 가는 거린데 비가 와서 많이 막히나 보다. 
비도 오는데 좀 더 가까운 화성호로 가보기로 했다. 혹시 비가 그칠지도 모르니까 장비도 챙겨서...

비가 와서 진흙탕으로 변한 길을 뚫고 간신히 도착한 물 빠진 갯벌엔 새 한 마리 보이지 않았다.
오는 길에 잠시 주차한 화성호 근처 쉼터에선 꿩도 볼 수 있었는데 정작 갯벌엔 새가 없다니... 
장대비라 차 밖으론 나가지도 못하고 차 안에서 열심히 새를 찾아봤다.

아무리 둘러봐도 없다. 백로 한 마리 정도는 있을 법 한데 아예 새 자체가 없다. 비 오면 먹이도 안 먹나?
지붕에 떨어지는 빗소리를 들으며 쌍안경으로 실컷 갯벌을 둘러보다 화성호 습지로 자리를 옮겼다.

습지엔 그나마 새들이 좀 있었는데 쌍안경으로 둘러보다가 저어새 무리를 발견!

저어새 무리

연신 털을 고르는 녀석부터 먹이 활동을 하는 녀석까지 저어새들이 모여서 열심히 뭔가를 하고 있었다. 
600mm 망원으로는 이 정도 보이는 게 한계다. 8배율 쌍안경으로 좀 더 세밀하게 볼 수 있었지만 필드스코프를 사용하지 못한 게 너무 아쉽다. 훨씬 자세히 볼 수 있었을 텐데...

괭이갈매기
아직 안 떠난 황오리
흰뺨검둥오리

비 오는 차창 밖으로 볼 수 있는 건 이 정도였다. 다른 애들은 너무 멀어서 확인도 안 되는 상황.
본격적으로 탐조를 하려면 우비와 방수 커버 정도는 준비해야겠다. 엄청난 폭우가 아니라면 가볍게 관찰과 촬영 정도는 할 수 있으면 좋으니까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