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촬영 및 관측장비

[2023년 8월 11일] 탐조 장비 : 코와 SV2 25-8 쌍안경

by 두루별 2023. 8. 16.

탐조의 기본 장비는 당연히 쌍안경이다. 나도 이런저런 이유로 몇 개의 쌍안경을 보유하게 됐는데, 마지막에 구입한 니콘 모나크 M7 8x30 쌍안경(이하 모나크 M7)이 성능도 가장 좋고 무게도 적당해서 자주 사용하고 있었다. 

그런데 여름이 오면서 체력에 한계가... 500g이 살짝 안 되는 모나크 M7도 무겁게 느껴지는 것이었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쌍안경을 사용하는 횟수가 줄게 되고 망원렌즈와 카메라로 원거리 관찰을 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500mm 망원렌즈는 8 배율 쌍안경과 비슷한 확대율이지만 시야가 좁아서 원거리 대상을 찾는 용도로는 당연히 부적합하다. 그걸 알면서도 목에 걸고 다니는 쌍안경의 무게를 이기지 못해 쌍안경은 차로 이동할 때만 사용하고 있었는데, 차라리 더 작은 구경의 쌍안경을 사용하면 무게도 가벼워져서 괜찮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머리를 스쳤다.

그 찰나의 고민으로 배송되어 온 물건.

코와 SV2 25-8 쌍안경이다. 구경 25mm에 8 배율. 화끈하게 할인을 해줘서 10만 원 초반에 구입했고 무게는 280g으로 엄청 가볍다.(아이폰14프로의 무게가 240g이다) 구입 전에 고민했던 유일한 문제는 좁은 시야각이었는데 체감 시야각이 50°가 안 된다. 두둥...

같은 구경의 10 배율 모델은 65°가 넘는 시야각이라 충분히 넓지만 배율이 높고 사출 동공이 상대적으로 작아 흐린 날 어둡게 보일 수 있겠다는 생각에 익숙한 8 배율로 덜컥 구입을 해버렸다. 

크기는 한손에 쏙 들어오는 크기다. 작고 가볍고 휴대용으로는 최고.
소프트 케이스가 포함되어 있다.
니콘 모나크 M7 8x30과 비교하면 이런 느낌.

휴대성은 정말 최고다. 작고 가볍고, 스트랩이 좀 짧지만(사실 많이 짧다) 목에 걸고 있어도 큰 부담이 없는 무게.
성능을 제외하고 가장 아쉬운 점은 접안렌즈 커버만 제공된다는 점이다. 황당하게도 대물렌즈는 보호 커버가 없다. 접안렌즈 커버를 대물렌즈에 씌워 보니 잘 맞는다. 한마디로 렌즈 커버를 2개만 더 줬으면 해결될 일이었다. 렌즈 커버의 내경을 측정해 보니 32.5mm다. 같은 크기의 보호 커버를 구해봐야겠다.

실제로 사용해 보니 고민했던 시야각이 문제다. 좁아도 너무 좁다. 그리고 3.1mm인 사출동공도 10 배율 모델보다 크다는 거지 거기서 거기. 상이 밝지 않고 뭔가 침침하고 어둡다. 선예도는 코와 SV2 8x32 쌍안경과 비교해도 크게 떨어지지 않는데 어둡고 좁은 시야가 답답해서 체감상 상이 안 좋게 보인다. (아내는 너무 안 보인다고 투덜댄다...)

결국 이 코와 SV2 25-8 쌍안경은 가벼운 무게 말고는 별다른 장점이 없어 보인다. 같은 구경을 구입할 생각이 있다면 시야가 넓은 SV2 25-10 모델을 구입하는 게 좋을 거 같다. 


《 2주간 탐조에 사용해 본 후기 》

일단 가볍다. 작고 가벼워서 3kg이 넘는 카메라와 함께 가지고 다녀도 큰 부담이 없다. 자연스럽게 쌍안경의 사용 시간이 늘어났다. 이제는 항상 쌍안경을 휴대하니까 카메라로 새를 찾지 않아도 된다. 시야는 좁지만 겉보기 시야가 60.3°인 모나크 M7과 비교해도 살짝(???) 좁다. 원거리 대상을 확인하거나 찾는데 시야가 문제가 되지는 않았다. 답답할 뿐...

하지만 흐린 날에는 상이 많이 어둡다. 구경 때문이기도 한데 이 쌍안경을 사용하다가 모나크 M7을 사용하면 세상이 갑자기 밝아진 거 같은 착각이 들 정도다. 그만큼 모나크 M7이 밝고 선명하다는 얘기. 하지만 휴대성을 생각한다면 큰 지장이 없다고 생각한다. (대상을 못 찾을 정도로 어두운 건 아니니까...) 이제는 카메라 가방에 넣어 두고 항상 휴대하고 다닌다.

가격도 저렴해서 가성비도 좋고 중심상이 예리해서 광학 성능도 쓸만한 데다 가벼운 무게 덕분에 시야의 흔들림도 적다. 단점도 크지만 원래의 목적을 생각하면 꽤 괜찮은 쌍안경이라는 생각. 휴대하기 편한 쌍안경을 찾는다면 강추다. 하지만 어두운 곳에서 사용할 생각이면 절대 비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