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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찰기록/자연 관찰기

[2023년 8월 13일] 올림픽공원 탐조 - 흰눈썹황금새

by 두루별 2023. 8. 16.

일요일 오후. 전날 강화도 탐조를 다녀왔지만 올릭픽공원의 새들이 궁금해서 참을 수가 없었다. 아내를 살살 졸라서 오후에 올림픽공원으로 산책 겸 탐조를 다녀왔다. 어제 탐조로 피곤한 아내는 공원 입구의 카페에서 쉬라고 하고 나 혼자 땀을 뻘뻘 흘리며 한 바퀴 돌아봤는데 더운 오후라 역시 새를 보기는 쉽지 않았다.

몽촌호의 왜가리(사다새목 / 백로과, 여름철새, 텃새) 두 마리.
얼굴만 보이는 쇠박새(참새목 / 박새과, 텃새)
깃털도 안난 어린 직박구리(참새목 / 직박구리과, 텃새)
어려도 직박구리다. 아주 시끄러움.
밝은데서 보니까 얼굴도 뽀얗다.
까치(참새목 / 까마귀과, 텃새)
쇠박새(참새목 / 박새과, 텃새)
언제봐도 귀여운 쇠박새.
어르신 한 분이 나무 밑에서 새를 촬영하고 계셨다. (이분 이제 매일 뵙게 된다.)

범상치 않은 어르신을 만났다. 인사드리고 촬영 많이 하셨냐고 여쭈니 오늘은 새가 없다고 하셨다. 특별한 일 없으면 매일 나온다고 하시는데 체력이 대단하시다. 잠깐 대화를 나누고는 인사를 드리고 다시 길을 나섰다.

물까치(참새목 / 까마귀과, 텃새)
멧비둘기(비둘기목 / 비둘기과, 텃새)
공원 안의 고양이들도 각자 자기 자리가 있다. 항상 그 자리에 가면 만나는 고양이들.
아기 참새(참새목 / 참새과, 텃새)들이 열심히 뭔가를 먹고 있다.
88 호수의 지박령 왜가리님.
수면에 반사된 모습이 다른 세계와 연결된 거 같다.
88 호수의 작은 섬은 항상 흰뺨검둥오리(기러기목 / 오리과, 텃새) 한 마리가 지키고 있다.
두점박이좀잠자리(잠자리목 / 잠자리과)

공원을 한 바퀴 돌았지만 아까 만난 어르신 말씀대로 새가 없었다. 입구로 돌아가는 길에 혹시나 하고 들러봤더니 아직도 그 자리에 계셨다. 곁에서 잠깐 말동무를 해 드리다 보니 정말 새에 대해 해박하신 걸 알게 됐다. 이곳을 지나가는 새들에 대해서도 설명해 주셨는데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듣게 된다.

짹짹 노래하는 쇠박새(참새목 / 박새과, 텃새)
직박구리도 근처에서 떠들어 댄다. 정신이 하나도 없음.
어르신과 대화중에 처음보는 새를 발견했다. 흰눈썹황금새(참새목 / 솔딱새과, 여름철새) 암컷이라고 하셨다.
흰눈썹황금새는 등을 보면 알 수 있다며 등 가운데에 노란 깃털이 있는지 보라고 하셨다.
등에 노란색 깃털이 선명하다. 흰눈썹황금새가 맞다!
수컷처럼 화려하지는 않지만 암컷도 아주 예뻤다.
솔딱새과 새들의 특징인 큰 눈이 동글동글 아주 귀엽다.
어르신 말씀으로는 수컷도 자주 보인다고 한다. 오오... 수컷 보고 싶다.
흰눈썹황금새 암컷은 한참을 앉아서 놀다가 갔다.
오목눈이(참새목 / 오목눈이과, 텃새)
쇠박새(참새목 / 박새과, 텃새)
다른 흰눈썹황금새 암컷이 왔다. 개체수가 많은 거 같다.

어르신의 얘기 보따리는 끝이 없다. 매일 나오신다니 다음에 또 뵙겠다고 인사를 하고는 아내가 기다리고 있는 카페로 향했다.

요즘은 밤에 눈을 감으면 박새들이 나온다. 이제 흰눈썹황금새도 나오겠다. 저 귀여운 녀석들이 눈에 아른거려서 조만간 또 올림픽공원에 나와야 할 거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