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날에 이어 오늘도 오후에 올림픽공원으로 탐조를 떠났다.
어제 올림픽공원에서 만난 어르신은 흰머리오목눈이를 기다린다고 하셨다. 몇 번 보셨는데 최근엔 보지를 못하셨다고. 그런데 나는 지난주에 한 번 봤었다. 촬영을 하려니까 날아가는 바람에 담지를 못했을 뿐. 오늘은 나도 어르신 옆에서 흰머리오목눈이를 기다려 볼 생각이다.
전날 뵀던 곳에 가보니 다른 어르신들도 여럿 계셨다.(내가 제일 어림.) 어르신들께 인사드리고 오늘은 새 좀 보셨냐고 여쭙자 박새만 지나갔다고 하신다. 나도 얼른 주섬주섬 장비를 꺼내서 어르신들 곁에 자리를 잡았다.
자리에 앉자마자 쇠박새 몇 마리가 지나가고 오목눈이들이 날아왔는데 세상에!! 그 안에 흰머리오목눈이가 있었다!!!!
일단 촬영을 하면서 어르신을 불렀다. '어르신 어르신 흰머리 왔어요!!' 어르신들 일제히 벌떡 일어나서 찾으려고 하셨지만 작아서 잘 안 보인다. 그새 옆 나무로 날아간 뒤라 얼른 위치를 알려 드렸다. 다들 촬영하시느라 난리가 났다.
오늘 조복이 넘치는 날인가 보다. 어르신도 오자마자 횡재했다며 역시 젊은 사람이라 눈이 좋다고 하신다. 나도 노안하고 난시가 심해서 앞이 잘 안 보이는데 어르신들에 비하면 잘 보이는 모양이다. 후훗...
오늘은 조복이 폭발한 날이다. 귀한 흰머리오목눈이도 보고 산솔새도 봤다. 지나간 다른 예쁜 새들도 볼 수 있어서 너무 좋았다. 다음엔 또 어떤 새들을 만나게 될까 기대된다. 이게 탐조의 재미인가 보다. 새를 자꾸 보고 싶어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