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전에 어린이대공원을 다녀온 후 집에 돌아와 쉬고 있었는데 뭔가 아쉬웠다. 그래서 오후에 슬그머니 올림픽공원으로 향했다. 아내는 그러다 쓰러진다고 난리를 쳤지만 호다닥 도망치는데 성공!
체력적으로 부담스럽긴 했지만 내일부터 비 예보라 당분간은 공원에 나와볼 수 없을 거 같아 무리를 했다.
맹금 두 마리가 근처 나무로 날아왔다. 한참을 기다렸지만 찾을 수 없었는데, 까치들이 떼로 모여들어서 쫓아내는 바람에 두 마리 모두 멀리 날아가 버렸다. 초점을 못 잡아서 간신히 한 장 건진 사진으로 황조롱이인 걸 알 수 있었다. 올림픽공원에서 황조롱이를 만나다니 오늘 힘들여 온 보람이 있다.
캐논 R5는 이번에도 AF가 원하는 대로 동작을 안 했다. 소니였음 연사로 수십 장 찍을 시간에 초점도 안 맞은 사진 몇 장이 전부였다. 정말 RF 100-500mm 렌즈만 아니었음 진작에 내다 버렸다 아오...
오후라 더워서 그런지 새가 별로 없었다. 어르신들 말씀으로는 태풍이 지나간 후 새들이 사라졌다고 하신다. 어디 다른 데로 숨었다가 안 돌아온 걸까? 이 근처에 올림픽공원처럼 환경이 좋은 곳은 없을 텐데...
짧은 코스로 짧게 돌아본 올림픽공원은 오늘도 평화로웠다. 평일엔 사람도 많지 않아서 조용하고 좋다. 문제는 새도 많지 않았다는 거... 오전 오후 열심히 탐조를 했더니 HP가 제로다... 당분간은 조용히 있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