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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찰기록/자연 관찰기

[2023년 8월 25일] 철원 소이산탐방로 탐조 - 노랑할미새, 제비, 딱새

by 두루별 2023. 8. 28.

오랜만에 날이 맑다. 이대로라면 저녁에도 맑을 거 같았다. 예보상으로는 확률은 반반. 하지만 구름 사진을 보면 서쪽이 맑다. 내부에서 생성되는 구름만 없다면 저녁에는 맑을 거 같았다.

고민이다... 올림픽공원에 들렀다가 철원으로 갈 것인가... 아니면 바로 철원으로 가서 근처에서 탐조를 할 것인가...
고민만 하다 시간이 후딱 지나갔다. 벌써 해도 짧아졌는데 더 지체할 수 없어 일단 철원으로 출발했다.

캬~ 오랜만의 맑은 하늘~ 저 구름들은 밤에는 다 사라질 거다.
이런 이상한 걸 만들었는데도 사람들이 이렇게 많이 올 줄이야... 대박이다.
올 때마다 풍경이 바뀐다. 이제는 벼가 다 익어가는구나...
낮달이 떠 있는 시골 풍경... 이런 곳에 살고 싶다...

소이산 탐방로를 따라 항상 돌아보던 길을 다니며 새를 찾았는데 한 마리도 없다... 
왜가리도 백로도 어떻게 한마리도 안 보이는지... 새가 많은 곳은 아니었지만 항상 있던 새들도 안 보인다. 
그 와중에 어린 개체로 보이는 물총새 두 마리가 장난치다 나를 보더니 쏜살같이 도망갔다.

아내가 좋아하는 최북단 카페까지 걸어왔는데도 새가 없었다.
'그나저나 카페 이름이 적혀있던 현수막이 다 떨어졌네... 저러면 누가 카페로 알고 들어가겠어...'
남 걱정이 제일 쓸데 없는 걱정인데 새는 안 찾고 남 걱정하고 있었다...

덤불사이에 숨어있던 박새(참새목 / 박새과, 텃새)를 간신히 찾아냈다.
착한 강아지. 오늘도 심심한 얼굴로 집을 지키고 있었다. 근데 얘 사람 좋아해서 경비견으론 꽝이다.
제비(참새목 / 제비과, 여름철새)들이 전선 가득 앉아 있었다.
그 제비들을 어떻게든 쫓아 내려던 까치(참새목 / 까마귀과, 텃새)
아유 다행이다... 수로에서 노랑할미새(참새목 / 할미새과, 여름철새)를 찾았다.
경계가 심해서 근처는 가지도 못하고 먼발치에서 바라봐야 했다.
제비도 이정도 접근한 게 그나마 제일 가까이 간 거다.
철원의 풍경은 정말 끝내준다. 정말 여기 살고 싶다.
논에서 논우렁이(고설목 / 논우렁이과)를 찾았다.
말라죽은 놈 부터 엄지손가락 만한 녀석까지 크기도 다양했다.
보라색이 선명한 황오색나비(나비목 / 네발나비과)
황오색나비는 날개 안쪽의 색이 더 예쁜 거 같다. 더듬이 까지 예쁨.
큰금계국(국화목 / 국화과)
갈퀴나물(콩목 / 콩과)
여기도 어린 까치(참새목 / 까마귀과, 텃새)가 많다.
참새(참새목 / 참새과, 텃새)야 반갑다. 새가 너무 귀하다.
오오 딱새(참새목 / 딱새과, 텃새) 수컷이다.
거리를 주지 않아서 원거리에서 형체만 확인...
사과 과수원 주위에는 꽃사과 천지다. 관상용인듯...

이렇게 짧은 탐조 끝... 그래도 노랑할미새, 딱새, 제비 등을 볼 수 있었으니 됐다.
이제 관측지로 이동할 시간이다. 그전에 저녁부터 먹어야겠다. 배가 너무 고팠다.

투박한 옛날 스타일의 짬뽕. 아직도 짬뽕이 7천원이라니...

읍내에서 짬뽕 한그릇 흡입하고 밤에 먹을 간식도 챙겨서 관측지로 향했다.
이때가 제일 설렌다. 이제 해가지고 어둠이 찾아오면 별이 떠오를 거다. 밤늦게 까지 별과 나 밖에 없는 시간.

500mm 망원을 들고 촬영해도 이정도는 나온다. 월식 정도는 그냥 들고 촬영해도 되겠다...
해가 지기 시작하자 어디론가 날아가는 파랑새(파랑새목 / 파랑새과, 여름철새)

관측지에는 딱새와 박새들이 시끄럽게 돌아 다녔지만 어둑어둑해져서 촬영은 하지 않았다. 
밝은 달이 떠 있는 관측지의 풍경은 정말 오랜만에 느껴보는 편안함이다. 오랜만에 이제 별을 만날 시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