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촬영 및 관측장비

[2023년 9월 2일] 탐조 장비 : 켄코 아반타(Kenko Avantar) 8x25 DH WP

by 두루별 2023. 9. 2.

더 이상의 쌍안경은 없다고 했는데 그만 쌍안경을 또 하나 구입하고 말았다...

최근에 구입한 코와 SV2 25-8 쌍안경의 어둡고 좁은 시야 때문에 흐린 날에는 니콘 모나크 M7 8x30 쌍안경을 들고 다녀야 하나 고민하고 있었는데, 쌍보세의 짹이아빠님이 콤팩트하고 시야가 넓은 켄코 아반타 8x25를 소개해 주셨다. 신품은 국내에서 구하기 힘든데 마침 같은 카페의 회원님 한 분이 중고매물로 내놓을 계획이라고 소개해 주셔서 바로 구입. 

※ 코와 SV2 25-8 쌍안경의 느낌은 이전 글 참조.

 

[2023년 8월 11일] 탐조 장비 : 코와 SV2 25-8 쌍안경

탐조의 기본 장비는 당연히 쌍안경이다. 나도 이런저런 이유로 몇 개의 쌍안경을 보유하게 됐는데, 마지막에 구입한 니콘 모나크 M7 8x30 쌍안경(이하 모나크 M7)이 성능도 가장 좋고 무게도 적당

sbrngm.tistory.com

판매하시는 분이 너무 친절하고 상세하게 설명을 해주셔서 받기 전에 이미 상태는 알고 있었는데 실제로 받고 보니 세월의 흔적은 조금 있었지만 렌즈도 깨끗하고 외관도 전체적으로 아주 깔끔한 상태였다.

손에 잡으면 이 정도 크기다.

외관에 큰 문제는 없었지만 연식이 좀 된 모델이라 표면이 끈적끈적... 모든 노후된 PVC 제품은 필연적이라 소독용 알코올로 쓱쓱 닦아주었다.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하기 위해 안 보이는 곳 적은 부위에 먼저 적용해 보는 게 좋다.)

같은 구경 모델인 코와 SV2(오른쪽)와 크기 비교.

같은 구경의 코와 SV2 모델과 비교하면 길이만 살짝 길 뿐(스펙상 7mm 차이) 전체적으로 큰 차이가 나지는 않는다. 무게는 298g으로 280g인 코와 보다 길이만큼 살짝 더 무겁다. 구경은 둘 다 25mm로 같지만 가장 큰 차이점인 시야가 무려 8.2°나 된다. 코와 SV2는 겨우 6.2°이고 니콘 모나크 M7의 8x30 모델은 시야가 8.3°로 켄코 아반타 보다 아주 살짝 넓지만 실제 체감은 차이를 느낄 수 없었다.

우리 집 공식(?) 시야 테스트 방법은 1.5m 거리에 아내를 앉혀 두고 쌍안경 시야에 얼굴이 얼마큼 들어오나를 테스트해 보는 것인데, 코와 SV2는 이마를 기준으로 턱이 잘려 보이지만 켄코와 모나크는 모두 이마부터 턱까지 한 시야에 들어온다.

2° 차이에 비하면 실제 차이는 그렇게 크지 않다고 할 수 있지만 체감은 훨씬 넓어 보인다. 게다가 켄코 아반타는 같은 구경인 코와 SV2보다 굉장히 밝게 느껴졌는데 그래서 더 시야가 넓어 보이는 효과가 있는 거 같다. 밝기의 경우 코와 SV2는 공개된 내용이 없어서 알 수 없지만, 니콘 모나크 M7 8x30은 상대 밝기가 14.4이고 켄코 아반타는 9.6이다. 숫자는 어디까지나 숫자일 뿐이지만 실제로 느끼는 밝기는 딱 구경만큼의 차이라고 느껴졌다.

켄코와 코와의 접안렌즈 비교
켄코와 코와의 대물렌즈 비교

켄코 아반타와 코와 SV2의 접안렌즈를 비교해 보면 켄코 아반타가 더 큰 걸 알 수 있다. 그래서 상이 더 밝은지는 모르겠지만 영향이 있지 않을까? 하지만 사출 동공은 3.1mm로 코와 SV2와 같다. (참고로 모나크 M7은 3.8mm다.)

같은 배율에 더 밝고 넓은 시야의 영향으로 실제로 풍경을 보면 켄코 아반타는 코와 SV2에 비해 굉장히 시원시원하게 보인다. 빠르게 원거리를 훑어볼 때 답답함이 느껴지지 않았다. 하지만 한 가지 아쉬운 점이 있었는데 바로 선예도다.

코와 SV2는 시야가 좁고 어둡지만 중앙부의 상은 굉장히 예리하다. 하지만 켄코 아반타는 초점이 맞지 않은 것처럼 보일 정도로 둘을 나란히 비교하면 선예도가 코와 SV2에 비해 많이 떨어진다. 니콘 모나크 M7과 비교해도 마찬가지였는데 코와 SV2는 모나크 M7에 떨어지지 않는 중심상을 보여준다. 선예도만큼은 코와 승. (하지만 켄코 아반타는 중고제품으로 상태가 최상은 아닐 수 있어서 이 모델 전체가 그렇다고 단정 지을 수는 없다.)

이런 포켓류 쌍안경은 가볍고 휴대성이 좋아야 한다. 성능도 뛰어나면 좋겠지만 소구경의 한계가 있기 때문에 성능보다 휴대성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즉, 대상을 자세히 관찰하는 용도는 아니라는 것이다. 주장비보다는 보조장비의 성격이 더 강하기 때문에 시야가 좁고 어두운 대신 선예도가 좋은 코와 SV2 보다 시야가 넓고 밝은 켄코 아반타가 빠르게 새를 탐조하기엔 더 적합할 거라 생각하지만 이건 실제로 사용해 봐야 알 수 있을 거 같다.

내 나름의 결론이지만 켄코 아반타는 휴대성을 강조한 포켓류 쌍안경으로 넓고 밝은 시야가 장점이다. 하지만 선예도가 떨어지기 때문에 넓은 시야보다 진하고 선명한 상을 원한다면 켄코 아반타는 적합하지 않다.

혹시나 해서 검색해 보니 켄코 아반타 8x25 DH WP 모델은 아직 판매하고 있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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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품 가격을 보면 깜짝 놀랄만한 가격이라 저 가격으로 구입하는 건 절대 비추다. 하지만 중고로 10만 원 초반에 구입한다면 꽤 쓸만한 제품이라는 생각이다.

짹이아빠님의 배려로 뜻밖의 충동구매였지만 개인적으로는 아주 만족스럽다. 빨리 필드에서 직접 사용해 보고 싶다.

《필드에서 사용해 본 후기》

흐린 날 올림픽공원에서 사용해 봤는데 확실히 코와 SV2에 비하면 상이 밝다. 잔뜩 흐린 날이었지만 상이 밝아서 어둡다는 느낌을 받지 못했다. 시야도 적당하다. '와~ 넓다!'의 느낌이 아닌 그냥 쌍안경을 보고 있다는 느낌. 코와 SV2는 시야가 너무 좁아서 답답한 느낌이라면 켄코 아반타는 확실히 시야가 넓어서 보기 편하다. 

선예도는 예상대로 필드에서도 많이 떨어져 보였는데, 상이 밝은 대신 콘트라스트가 낮아 밝은 야외에서는 선예도가 더 떨어져 보였다. 초점을 조절할 때도 초점 위치인지 몇 번 확인을 해야 했는데 대비가 뚜렷한 대상이 아니면 초점 조절이 쉽지 않았다.

무게는 목에 계속 걸고 다녀도 전혀 부담되지 않을 만큼 가볍다. 아쉬운 점이라면 접안부의 아이컵이 작은 충격으로도 쉽게 들어가 버려서 매번 다시 늘려야 하는 불편함이 있었지만 큰 문제는 아니다.

전반적으로 예상 범위를 벗어나지 않아서 적응하기 어렵지 않았는데, 분명 시야가 넓고 밝지만 선예도가 낮아 대상을 자세히 관찰하긴 쉽지 않았다. 하지만 넓은 시야 덕분에 빠르게 원거리를 훑어볼 때는 모나크 M7과 차이를 느끼기 힘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