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전에 짹이아빠님께 연락이 왔다. 오늘 올림픽공원 탐조를 오신다고. 아마 『서울의새』 선생님들도 몇 분 오시는 거 같다. 어디들 계실지 알기 때문에 일단 둘러보고 만나자고 했다. 『서울의새』 모임이 아니면 모여서 같이 다니는 것보다 각자 다니다 중간에 만나는 게 편한 거 같다. 각자 자기 스타일대로 탐조를 하고 만나서 정보를 교환하는 게 더 효율적인 듯.
『서울의새』 선생님들과 짹이아빠님을 만났다. 진홍가슴을 보고 계셨는데 다행히 아직 별 탈 없이 잘 있어줬다.
새를 촬영하더라도 새를 좋아하는 분들은 새를 소중하게 생각하고 방해하지 않도록 조심하지만, 진사들은 새는 개뿔 알지도 못하면서 귀하다고 하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촬영하려 달려든다. 그렇게 촬영해서 뭐에 쓸지 이유는 자기들도 모르는 듯. 그냥 과시 용인 거 같다. 작품? 같잖은 소리다. 그냥 이런 새 봤다고 자랑질하려는 거다. 설사 작품이라고 해도 자연을 훼손하면서 얻은 작품이 무슨 가치가 있을까?
새를 보는 건 경쟁이 아니다. 누가 얼마나 더 봤는지가 뭐가 중요한지 모르겠다. 다른 사람은 보고 나는 못 본 게 그렇게 힘들다면 안 하면 되는 거 아닐까? 그냥 여러 사람 힘들게 하지 말고 이런 생각을 가진 사람들은 다른 거 했으면 진심 좋겠다.
탐조를 마치고 『서울의새』 선생님들과 늦은 점심 식사도 하고 차(茶)를 마시면서 새 얘기를 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역시 새를 좋아하는 분들과의 만남은 항상 즐겁다. 북풍이 불기 시작했으니 이제 나그네새들도 슬슬 떠날 시기인가 보다. 내년에 또 만날 수 있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