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촬영 및 관측장비

[사용기] Meade LXD-75 적도의

by 두루별 2010. 7. 19.

William optics의 FLT98CF 경통을 구입한 후 빅센 포르타 경위대에 올리지를 못해 이리저리 궁리하던 중 대형 경위대의 구입을 결정하고 주문을 넣은 상태다.  T-Mount가 도착하기 전까지 이런저런 테스트를 위해 후배의 친구로부터 Meade LXD75 적도의를 빌려 사용해 볼 수 있었다. 

지금까지 사용해봤던 적도의는 빅센 SP(Super Polaris) 적도의, 역시 빅센의 GP(Great Polaris) 적도의 그리고 마찬가지로 빅센의 GPD(Great Polaris Delux) 적도의 가 대표적이다. 빅센 적도의에 양축모터와 함께 SkySensor2000도 한 동안 함께 사용해 보았었다. 그 외 무거워서 필드에 두어 번 들고나가고는 봉인해 둔 다카하시의 EM200 Temma PC 적도의가 있다. 

적도의란 가대 자체가 아무리 가볍고 소형이라고 하더라도 적도의 본체와 삼각대, 그리고 무게추까지 총 세덩이는 필수가 된다. 그러다 보니 아무리 포터블 하게 들고 다니려 해도 부피가 나갈 수밖에 없다. 

그래서 나는 적도의 보다는 경위대를 선호하는 편이다. 어짜피 사진촬영에는 관심이 없고 관망이 우선이다 보니 경위대가 편했다. 하지만 가끔 고배율 행성 관측시 추적 기능이 있었으면 하는 욕심은 난다... 
(여담이지만 나처럼 짐을 옮기는게 귀찮아서 아예 똑같은 장비를 두 개씩 사서 하나는 차에 실어놓고 하나는 아파트 발코니에 설치해서 관측하는 일본분이 있다. A의 발코니(http://homepage3.nifty.com/asbalcony/)라는 블로그의 주인인데 이분과 부인, 딸의 이니셜이 모두 A란다. 그래서... A의 발코니...)

빅센의 적도의를 주로 사용했던터라 GPD 카피라는 LXD75 적도의는 첫 모습부터 생소하지 않고 친숙한 모습이었다.

극축 망원경도 빅센 스타일이어서 극축 맞추는데도 헤맬 거 같지는 않았지만... 빌려온 LXD75의 극축 망원경이 충격 때문에 그런지 덜렁덜렁거려서 극축은 일단 포기했다... 

GMT128 스타일의 스테인레스 삼각대는 무게가 대략 7kg 정도로 튼튼해 보였다. 실제로 설치 후 진동에서도 꽤 잘 버텨주었다. 나머지 부분은 정말 GPD랑 동일했지만 만듦새가 어째좀... 저렴해 보인다..

적도의에 FLT98CF를 올리고(총 무게 약 5kg) 낮게 떠있는 금성을 봤을 때 포르타와 비교하는 게 좀 우습지만.. 건물의 진동이나 사람의 움직임에 의한 진동은 느낄 수 없었다. GPD정도의 탑재는 될 거라 생각된다.
적도의를 테스트하는게 목적이 아니라 원래는 망원경을 테스트할 생각이었지만 구름이 너무 많아서 밝은 별 몇 개만 보이는 상황. 토성도 안 보인다. 상황이 이러니 LXD75에 달려있는 AutoStar를 실험해 보기로 한다. 
사실 스카이센서2000 이후로 GOTO는 처음 써보는지라 내심 성능도 궁금했다. 

AutoStar 버튼에 붉은 불이 들어온다. 2줄까지 표시되는 LCD라 좀 부족하긴 하지만 열심히 보고 있으면 빠르게 흘러가는 정보를 통해 많은 것을 알려주려는 걸 알 수 있다. 
한국어로 번역한 설명서가 참 많이 부실했다. 차라리 영어로된 매뉴얼을 보는 게 더 이해가 빨랐다.(국내 모 망원경 판매점에서는 별것도 아닌 설명서 하나 복사해 주면서 자기네 가게에서 사야만 준다는 둥 고객을 홀린다. 속지 말기를.. 설명서가 허접하기 이를 데 없다.) 

AuoStar를 켜면 위치와 현재 날짜, 시간을 물어보고 섬머타임이냐? 라고 묻는다. 껐다 켜보니 매번 날짜와 시간은 다시 물어본다. 위치는 저장하지만 날짜, 시간은 저장을 안 하나 보다. 

초기 Set Position을 몰라서 한시간동안 이리저리 해보던 중 LCD에 빠르게 지나가는 내용을 읽어보고 고대로 따라서하고 Goto를 누르니 그제야 Align을 시작한다. 된장.. 엄하게 시간만 날린..

첫 번째 별로 Arcturus를 향하더니 센터에 넣고 Enter 누르란다. 시야 중앙에 넣고 Enter. 또다시 위이이잉~ 하면서 두 번째 Align 별로 이동한다. 이번엔 Antares. 역시 시야 중앙에 넣고 Enter를 누른다. 극축은 맞추지 않았고 대충 북쪽을 향한 후 고도만 37도로 맞춰놓은 상태다. 

Align이 끝났다니 다시 Arcturus를 선택해 본다. Goto를 누르자 요란한 위이이잉! 소리와 함께 Arcturus로 이동한 후 삐릿! 소리가 난다. 찾았단다. 시야에 보니 오홍! 전혀 시야에 없다. ㅋ 파인더 상으로는 그래도 거의 근처에 와 있다는걸 알 수 있었다. 조금만 더 손보면 2 Star Align으로도 대충은 쓸만할 듯하다. 

다른 별이나 대상은 구름에 모두 가려서 더이상 테스트를 해보지는 못했지만 나름 재밌게 2시간을 가지고 놀았다. 

LXD75 적도의를 잠시 써보면서 느낀건데 GOTO가 Align이 되지 않은 상태에서 사용했을 때 가리킬 수 없는 위치에 있는 것도 찾겠다고 이동하다가 모터끼리 충돌하는 경우도 발생한다. 좀 더 똑똑했으면 하는 아쉬움이... 
또, 전체적으로 만듦새가 중국냄새가 확~ 풍긴다. 가격이 저렴하긴 하지만 좀 생각해보게 되는 부분..
마지막으로 제일 아쉬운 부분인데 Goto시 모터의 소리가 너무 크다. Goto가 끝나고 추적중일 때는 그나마 들어줄만한 소음인데 Goto시에는 소리가 너무 커서 함께 관측하는 사람들한테 좀 민망할 듯하다.
또 소음 때문에 발코니에서 관측하려는 사람들에게는 선택 시 주의해야 할 듯...

향후 포터블 적도의로 사용할 후보 중 하나였는데 Kenko에서 손봐서 판매하는 HEQ5모델(Kenko에서는 SkyExplorer2라고 한다.)이 일본에서는 인기던데 SE2로 가야 하나 고민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