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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찰기록/자연 관찰기

[2024년 1월 25일] 석모도 탐조 - 홍방울새

by 두루별 2024. 1. 29.

 『서울의새』 선생님들 탐조에 겹사리로 앞자리까지 차지하고는 강화도 옆에 있는 섬 석모도로 탐조를 다녀왔다.

오늘의 목표종은 홍방울새. 한 마리 보기도 힘들다는 홍방울새가 석모도에서는 수십 마리가 떼로 날아다닌다는 소식은 들었지만 위치를 몰라 포기. 그런데 『서울의새』 선생님들이 가신다는 소식을 듣고는 낼름 따라나선 것. 다른 분들 탐조 기록 보니까 쇠홍방울새도 껴 있다고 함. 홍방울새랑 쇠홍방울새라니... 움흐흐흐...

그렇게 달리고 달려 석모도에 도착. 바로 홍방울새가 목격됐다는 장소로 이동해서 주변을 기웃기웃... 새를 찾으시나 했더니 차가 모여 있는 곳을 찾으신다고... 홍방울새 보러 온 차를 찾는 게 더 빠르다고 하심. 이분들 천재다...

논 한가운데 모여 있는 차들을 발견하고 얼른 그곳으로 갔지만 도착하자마자 홍방울새로 추정되는 무리가 날아가 버렸다. 열심히 쌍안경으로 추적해 보니 일단 방울새는 맞는 듯... 다시 돌아올 때까지 한 5분 기다렸나? 고새를 못 참고 주위를 일단 한 바퀴 돌아보기로 했다.

논에서 수 십 마리가 날아다니던 멧새(참새목 / 멧새과, 텃새)
독수리랑 함께 있다가 날아 오른 흰꼬리수리(매목 / 수리과, 겨울철새)
엄청 큰 독수리(매목 / 수리과, 겨울철새)
독수리와 흰꼬리수리가 우리를 보고 날아 오르자 신난 큰부리까마귀(참새목 / 까마귀과, 텃새)들
독수리가 나는 모습은 정말 압도적임.
무슨 비행기가 나는 거 같다.
뭔가를 먹고 있었는지 계속 주위를 맴돌았다.

그렇게 한 바퀴 돌고 다시 처음 위치로 돌아왔는데, 차에서 내리자마자 새떼가 호로록 날아왔다. 긴가민가 하고 있는데 옆에 있던 대학생 탐조인이 '홍방울새예요!'라고 외쳐줌. 40마리는 넘어 보이는 홍방울새 떼를 보다니...

홍방울새(참새목 / 되새과, 겨울철새)
이마에 붉은 반점이 똭!!!
이마의 붉은 점만 없으면 그냥 작은 되새 정도의 느낌.
누가 놀래켰는지 갑자기 날아 오름... ㅠㅠ 안대애애....
다행히 옆 전신주로 다시 내려앉았다.
이렇게 많은 녀석들을 하나 하나씩 관찰할 수 있다니...
가슴이 붉은 수컷도 섞여 있었다.
너무 귀여움... 내년에도 또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
참새들이 난입해서 함께 앉아 있는데 크기 비교가 절로 됨. 참새 정말 머리 크구나...

도착 1시간도 안 돼서 목표종 클리어. 교동도는 시간이 애매해서 점심 먹고 돌아가는 길에 강화도 남쪽을 둘러보기로 했다.

가는 길에 잠깐 들렀던 펜션에 있는 닭장. 이런 거 하면서 살고 싶었는데... 부럽다...
밀물인 거 같은데 해안가는 꽁꽁 얼어있었다.
강화도에서 바라본 석모도.
큰부리까마귀(참새목 / 까마귀과, 텃새)
식당에서 만난 녀석. 새끼를 낳았는지 젖이 퉁퉁 불어 있었다.
말똥가리(매목 / 수리과, 겨울철새)

남쪽 해안가에 있는 카레 전문점. 아담한 가게였는데 이곳 주변이 완전 탐조 핫포인트였다. '긴꼬리홍양진이'부터 '방울새', '말똥가리' 등등 계속 있으면 새들을 계속 볼 수 있을 것만 같은 아주 미스터리한 곳. 강화도에 살아야 하나...

해안가에서 만난 말똥가리(매목 / 수리과, 겨울철새)
쌍안경으로는 점으로 보이던 두루미(두루미목 / 두루미과, 겨울철새)(천연기념물 제 202호, 멸종위기 야생생물 1급)
논에서만 보던 두루미를 갯벌에서 보니까 너무 신기했다. 20개체 이상이 먹이 활동을 하고 있었다.

이렇게 석모도와 강화도 탐조는 끝. 올림픽공원에서 한 마리가 발견돼서 잠깐 소동이 일었던 홍방울새가 떼로 날아다니는 모습을 보게 될 줄이야... 선생님들 덕분에 소원풀이했다. 

이제는 더 늦기 전에 국립수목원을 한 번 다녀와야 할 거 같은데...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