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어린이대공원을 다녀왔었다. 특별히 눈에 띄는 새들은 없었지만 오랜만에 뵙는 '서울의새' 선생님들이 계셔서 반가웠다. 나는 건성으로 슬슬 돌고 왔는데, 박새가 둥지 만드는 걸 본 것도 신기했지만 제일 기억에 남는 건 캥거루였다.
어르신들은 이 시기가 탐조 비수기라고 하시던데 내 생각엔 나그네새를 볼 수 있는 좋은 시기 같다. 그래서 혹여 못 보고 지나치는 새가 있을까 봐 쉬지 못하고 올림픽공원으로 거의 매일 출근하고 있는 중.
오늘도 슬슬 한 바퀴 돌아볼 생각. 오늘은 어떤 녀석들을 만날지 시작 전부터 기대된다.
혹시나 하고 며칠 전에 홍머리오리를 봤던 곳에 들러 봤는데 떠난 모양이다. 함께 다니던 청둥오리 부부만 남아 있었다.
홍머리오리가 가더니 이번엔 흰죽지가 왔다. 몽촌호에 물을 채우고 나니까 지나가며 오리들이 들르는 듯... 이 녀석은 다이빙 몇 번 하더니 흰뺨검둥오리의 텃새로 날아가 버렸다.
Bird tree 때문에 새의 분류를 공부하면서 알게 된 사실인데, 얼마 전까지만 해도 개똥지빠귀는 노랑지빠귀의 학명이명(學名異名)으로 분류했었다는 걸 알게 됐다. 같은 종으로 본 건데, 지금은 다른 종으로 분리되었지만 내가 봐도 다른 지빠귀들에 비해 얘들은 너무 유사함.
벚꽃이 피니까 사람이 어찌나 많던지 사람 피해 가며 탐조하기 빡셈. 당분간은 평일에도 꽃 보러 오는 사람들이 많을 듯... 나그네새들이 지나가는 시기라 최대한 자주 나와서 둘러볼 생각인데 벌써 나무의 잎이 많이 자라서 새를 보기가 점점 힘들어지기 시작했다. 어서 소리 탐조를 배워야...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