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처럼 들리지 않던 [청호반새]의 육추 소식을 듣고는 새벽같이 연천으로 달렸다.
도착한 육추 현장엔 이미 많은 분들이 와계셨고 [청호반새]도 이른 아침부터 열심히 먹이를 물어 나르고 있었다.
[청호반새]가 먹이를 물고 둥지 입구로 날아오는 시간 1.5초, 먹이 전달하고 뒷걸음으로 나와서 몸을 돌려 날아가는데 1.5초. 총 3초면 먹이 전달이 끝이었다. (너무 순식간이라 처음 봤을 땐 아무것도 못하고 멍하니 있었다.)
먹이를 전달하지 않고 나오는 이유에 대해 육추가 시작된 지 보름이 넘어서 먹이 조절에 들어갔다는 의견들이 많았는데 나름 설득력 있어 보였다. 이제 이소가 멀지 않았다는 얘기...
오후가 되자 불볕더위에 머리가 뜨끈뜨끈. [청호반새]도 더워서 쉬는지 몇 시간째 나타나지 않았다. 더 있고 싶었지만 아내의 폭풍 잔소리에 일단 철수했는데, 다른 분들은 새벽부터 오후 늦게까지 계셨다고... 대단들 하심...
[청호반새]가 육추 하는 모습을 처음 본 나는 살짝 충격을 받았다. 절개지(切開地)에 둥지를 만든다고는 들었지만 이런 절벽에 둥지를 만들 거라고는 상상도 못 했다. 역시 아는 만큼 보이는 게 맞다...
이런 절개지(흙절벽)에 깊이 50cm 정도의 구멍을 파서 둥지를 만든다고 하는데, 문제는 이런 절개지들은 보수되거나 없어지는 추세라 둥지 만들 장소가 점점 귀해진다는 거... 안 그래도 멸종위기 야생생물 2급인데 앞으로가 걱정이다.
다른 분들의 말씀을 들어 보니 최근 10년 동안 부쩍 [청호반새] 보기가 힘들어졌다고 하셨는데 내년에 또 어떻게 될지 알 수가 없는 일이었다. 안타깝다... 잘 보호되고 잘 번식했으면 좋겠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