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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찰기록/자연 관찰기

[2024년 7월 27일] 철원 와수리 - 검은댕기해오라기, 숲새 등

by 두루별 2024. 8. 9.

오후에 소나기 예보가 있었지만 와수리의 [서면달빛공원]과 주변을 둘러볼 생각으로 오후에 철원 와수리로~
하늘은 시커먼 구름이 엄청난 속도로 이동하고 있었는데 소나기라도 오기 전에 빠르게 달빛공원을 둘러보기 시작!

입구부터 멋진 서면달빛공원
국수나무(장미목 / 장미과)

소니 A1 + SEL300F28GM 조합이라 식물 사진을 많이 촬영하지 못했지만 입구부터 다양한 식물을 볼 수 있는 곳이었다. 문제는 이어지는 나무 계단. 계단에 취약하지만 어쩔 수 없었다... 거의 등산 수준...

꾀꼬리(참새목 / 꾀꼬리과) 가족
어린 꾀꼬리가 울어 대니까 어미가 먹이를 물어다 먹여줬다.

꾀꼬리 울음소리를 따라 산책로를 벗어나 잠깐 등산을 했는데 비 온 뒤라 낙엽이 아주 미끄러워 죽을 뻔함... 거기다 사람 구경을 못했는지 산속의 모기들이 다 달려드는 바람에 조금 둘러보다가 급하게 철수!!

내려오다 발견한 철모 닮은 물체... 조형물인가?
참새(참새목 / 참새과)
검은댕기해오라기(황새목 / 백로과)

부부로 보이는 검은댕기해오라기 두 마리가 번갈아 가며 숲으로 들락 거리는 걸 목격. 울음소리도 들리는 걸 보면 둥지가 있는 모양이었다. 더 다가가면 날아갈 거 같아 방해하지 않기 위해 슬그머니 돌아 나왔다.

흰뺨검둥오리(기러기목 / 오리과)
왜가리(황새목 / 백로과)

더 둘러보려는데 하늘이 심상치 않았다.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해서 서둘러서 차로 돌아왔는데 금방 앞이 안 보일 정도로 폭우가 쏟아졌다. (나이스 타이밍!!)

차창 밖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쏟아지는 소나기

우와... 하늘에 구멍 났나 보다... 빠르게 돌아오길 천만다행... 조금만 늦었어도...

하늘엔 무지개도 떴다.

거의 1시간 가까이 쏟아지던 비가 갑자기 뚝하고 그쳤다. 기다려 보기 잘한 듯.

비가 또 올지 몰라서 빠르게 산을 돌아보기로 하고 장비를 캐논 EOS R5 + RF100-500으로 교체!
산속에는 새보다는 벌레나 식물이 많을 거 같아 매크로 촬영이 가능한 장비로 교체하고 모기 기피제를 듬뿍 뿌린 후 숲으로 출발!

중대백로(황새목 / 백로과)
맨드라미(석죽목 / 비름과)
돌아가신 현철 아저씨가 생각나는 봉선화(쥐손이풀목 / 봉선화과)
만수국(국화목 / 국화과)
소엽(꿀풀목 / 꿀풀과)

등산로라고 표시된 곳에 왔는데... 입구가 흙에 다 쓸려 내려갔... 올라가도 되나 10초 정도 고민하다가 일단 고고싱.

네눈가지나방(나비목 / 자나방과)
무당개구리(무미목 / 무당개구리과)
산딸기(장미목 / 장미과)
생강나무(녹나무목 / 녹나무과)
날개띠좀잠자리(잠자리목 / 잠자리과)
멧비둘기(비둑리목 / 비둘기과)
노랑띠애기자나방(나비목 / 자나방과)
남방담흑수염나방(나비목 / 태극나방과)
부처사촌나비(나비목 / 네발나비과)

무너진 흙길을 뚫고 올라간 산속에는 새는 없고 나비와 나방이 많았는데 그렇게 보고 싶던 부처사촌나비도 있었다. 개꿀!!
나비는 어디서 찾아야 하나 했는데 산속이 답이었다. 어째 다들 산에 가서 나비를 찍고 오시더라니...

왕자팔랑나비(나비목 / 팔랑나비과)
붉은머리오목눈이(참새목 / 붉은머리오목눈이과)
청개구리(무미목 / 청개구리과)

모기가 어찌나 달려들던지 바람막이가 필수였다. 엉덩이 방어에 실패해서 몇 방 물렸지만 나비 보는 재미에 가려운 줄도 모르고 둘러보다 내려오고 있었는데 갑자기 쨉~ 쨉~ 하는 새소리가 들렸다.

노랫소리가 아녀도 바로 알 수 있었다. 숲새다!! 두리번두리번... 숲새를 찾기 시작...
이때 바로 앞가지에 나타난 숲새!!! 제대로 촬영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였지만... 눈앞에 있는 새에도 초점을 못 맞추고 버벅거리는 R5 때문에 새는 유유히 숲으로 푱~ 하고 들어가 버림. 아오... 개논 정말... 기대도 안 했다... ㅠㅠㅠ

너무 황당해서 MF로 돌려놓고 주변을 조용히 뒤지기 시작했는데 다행히 멀지 않은 곳에서 다시 숲새 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하지만 이번엔 관목과 풀이 뒤엉킨 숲 안쪽...

숲새(참새목 / 휘파람새과)
숲 밖에 있을 때는 못 찍고 풀숲 사이로 MF로 촬영을 하다니 현타가 왔다.
그래도 촬영할 수 있는게 어디여...
짜리몽당한 꼬리까지... 너무 귀엽다...

아주 잠깐의 만남이었지만 혼신의 힘을 기울여서 수동으로 초점을 맞춰 촬영하는데 성공!
캐논은 AI 어쩌고 자랑만 하지 말고 초점이나 좀 제대로 잡았으면 좋겠다... 매번 속터져 죽음...
캐논 장비 싹 정리하고 니콘으로 넘어가고 싶음... Z90 나오면 갈아 탈까 고민중임...

숲새랑 씨름을 했더니 땀범벅이었다. 더워서 차로 철수하고 있는데 물놀이를 하고 있던 가족이 나를 부르더니 시원한 캔커피를 건네주심! (세상에!! 감사 감사!!!) 고기도 좀 먹고 가라고 하셨는데 차에서 기다리는 아내가 생각나 간신히 참았다. 이런 정이 넘치는 와수리라니... 얼른 주민이 되고 싶다...

송어집 앞에는 동네 고양이들이 배식을 기다리고 있었는데 송어를 주심... ㄷㄷㄷ 와수리 최고!

짧은 탐조를 마치고 지금껏 기다려준 아내를 위해 근처 커피 맛집으로 이동. 오늘은 와수리 커피 말고 '기와물결'이라는 곳을 가보기로 했다. 한옥 카페라는데 커피가 맛있다고 칭찬이 자자하다고...

한옥에 비해 간판은 평범...
실내는 아주 근사했다. 아내가 아주 좋아함.
커피는 진짜 맛있었다. 묵직한 느낌의 커피. 디저트도 꿀맛.
넓은 마당도 있었는데 비만 안 오면 나가서 마시고 싶을 정도

포천에 호우 경보가 울리면서 이곳 와수리에도 비가 퍼붓기 시작했는데 낮에 왔던 비보다 더 심하게 쏟아졌다.

우산은 쓰나마나...
초딩때 교실마다 있던 아리아 풍금. 추억이 돋아 아내와 빗소리 들으며 구경함.

어떻게 집까지 왔는지 모를 정도로 쏟아지는 폭우를 뚫고 간신히 돌아왔지만 즐거운 탐조였다. 커피도 맛있는 와수리. 이제 식사도 와수리에서 해결해야겠다. 다음 주에 또 도전!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