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틀 만에 청호반새가 궁금해서 이른 일요일 아침에 이번엔 아내와 함께 연천에 다시 들렀다. 여전히 자리를 지키고 계시는 분들께 슬쩍 여쭤보니 아직 이소한 녀석은 없는 거 같다고 하심.
다른 새들도 그렇지만 청호반새도 날이 뜨거워지기 전인 오전에 주로 먹이를 집중적으로 물어 오는데 이날도 오전엔 30분 간격으로 먹이를 물어 왔다.
먹이를 줄 듯 말 듯 하는 게 이소 시키려는 모양인데 둥지 내부가 보이 지를 않으니 새끼들이 얼마나 컸는지 알 수가 없음.
오전 9시가 조금 넘었지만 벌써 불지옥... 땀이 비 오듯 쏟아졌다.
더위지면 청호반새 어미도 먹이를 자주 물어 오지 않는다. 지루한 기다림의 시작...
언제 휙~ 날아올지 모르니 계속 긴장하고 있어야 하는데 잠이 솔솔...
사냥한 먹이를 전달하지 않을 땐 어미가 먹어 버리기도 하는데 뱀도 여러 마리 지 혼자 꿀꺽했다. 한참을 기다려도 오지 않는 어미새. 아무래도 오후에나 올 거 같아서 기다려준 아내와 근처에서 점심을 먹고 오랜만에 포천을 가보기로 했다.
오랜만에 들른 포천의 생태공원은 풀이 무성했는데, 벌초를 하지 않은 상태라 나는 오히려 더 좋았다.
생태공원 풀밭은 온통 팥중이 천지였는데, 혹시나 해서 일일이 확인해 봤지만 전부 팥중이...
팥중이 구분법 1초 컷 : 앞 가슴판에 X자 무늬가 있으면 팥중이. 끝.
콩중이 보고 싶어라... 지금은 팥중이가 대세인 모양이다.
몇 시간 동안 풀숲을 헤치고 돌아 다녔지만 메뚜기는 거의 팥중이가 대부분이라 살짝 아쉬움. 그래도 새로운 나방을 볼 수 있어서 다행이었다. 새나 풀벌레처럼 소리를 내는 것도 아니고 대부분 나뭇잎 뒤에 조용히 숨어 있는 나방은 찾는 재미가 쏠쏠하다.
청호반새를 끝으로 포천의 탐조(?) 여행은 마무리. 다음 주는 아내와 여름휴가를 떠날 예정이다. 아직 어디를 들를지 다 정하지 못했는데 출발 전에는 정해야 할 텐데... 이 사실을 전혀 모르는 아내는 평온한 표정이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