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오전 물때에 맞춰 새벽같이 매향리로 향했다. 특별히 목표종이 있었던 건 아니고 그냥 도요새 보러...
만조 높이가 최대 9m가 넘는 날이어서 매향리는 갯벌이 사라진 상태였다.
물이 좀 빠지기를 기다리는 동안 주변을 둘러봤는데 할미새 울음소리가 꽤 들렸다.
이곳저곳을 기웃거리다 흙더미 위에 있는 할미새 두 마리 발견!
얘들 벌써 이동하나 보다. 거리가 있어서 너무 작게 촬영된 게 아쉽다.
얼마나 기다렸을까... 물이 살살 빠지기 시작하자 드러난 모래사장에 작은 녀석들이 무리 지어 날아왔다.
물이 빠지기 시작하니까 순식간에 빠져 버렸다.
벌써 도요들은 해안선을 따라서 저 멀리 이동해 버림. 빠르게 포기하고 화성호를 잠깐 둘러봤다.
쇠청다리도요를 끝으로 매향리 탐조 끝.
오늘은 매향리 방문이 목적이 아니다. 오늘은 아내와 평택을 여행하는 날. 일단 다음 목적지로 이동!
[버들마편초] 밭이 넓게 펼쳐진 이곳은 [평택시농업생태원]이다. 이곳에 들른 건 보고 싶은 녀석이 있기 때문.
비가 간간이 내리는 흐린 날씨였지만 촬영 나온 분들이 꽤 있었다.
지나가던 여성 작가님이 '어서 와서 예쁜 나비 찍으세요!'라고 외쳐주심. 정말 예쁜 산호랑나비...
[평택시농업생태원]을 둘러보다가 오늘의 목표종이 있는 연못에 도착.
먼저 다녀오신 분들이 줌렌즈가 딱 좋다고 하셨는데 그 의미를 도착해서야 알았다.
너무 가까워서 600mm 단렌즈로는 화각이 안 나옴...
낭패였지만 아는 분들을 만나서 인사하는 동안 고맙게도 아내가 차에서 다른 카메라를 가져다줬다. (감사르!!)
그런데 이 연못에는 아주 위험한 생명체도 함께 있었다는 거...
흑고니를 iNaturalist에 등록하면 아래처럼 나온다.
정확한 표현. 이곳의 흑고니는 자연산은 아니다. 사육되던 녀석들을 생태원 연못에 풀어놓은 것.
연못이 좀 더 컸으면 좋았을 텐데... 덩치가 큰 녀석들인데 거위들과 함께 있어서 조금 비좁게 느껴졌다.
(올림픽공원의 88 호수 정도면 얘들도 아주 좋아했을 거 같다. 올림픽공원은 계획 없나?)
[평택시농업생태원]은 흑고니 말고도 볼거리가 많았다.
꽤 넓은 곳이었지만 정비가 너무 잘 돼 있어서 둘러보기 좋았다. 아내가 봄과 가을에 꼭 다시 오자고 할 정도...
아름다운 [평택시농업생태원]을 뒤로하고 꼬르륵 소리가 나는 배를 채우러 이동.
평택에 오면 송탄부대찌개를 먹어줘야 한다.
오래전 군 생활을 했던 송탄.(지금은 평택) 당시 할머니가 하시던 단골 송탄부대찌개집이 있었는데 당연하지만 지금은 없어졌다. 유명하다는 다른 집들은 대기가 너무 길어서 그나마 기업형이라 순환이 빠르다는 집으로 왔지만 예전에 먹던 맛은 아니었다. 그냥 너무 평범. (쿠팡에서 파는 쟌슨빌부대찌개가 2.3배 정도 더 맛있다)
굳이 찾아 올 집은 절대 아니고 우연히 근처를 지나가다 들러서 먹으면 딱 맞을 그런 집. (그래도 맛있게 먹었다.)
점심을 먹고는 잠시 추억 여행. 근무했던 부대 정문 앞에 가서 아내에게 이곳에서 근무했었다고 말해줌.
미군이랑 함께 근무했었다고 하니까 안 믿는 아내. 내가 영어를 너무 못해서 안 믿나 보다.
예전에 비해 부대 정문은 위치가 앞쪽으로 바뀐 거 같았지만 모양은 그대로였다. 주변은 거의 천지개벽 수준...
군대 얘기를 아내에겐 거의 안 했는데, 추억도 떠 올릴 겸 이동하면서 군생활 얘기를 들려줬더니 아주 좋아했다.
짧은 추억 여행을 끝으로 풍경 좋은 카페에서 커피 한 잔...
커피에 대해 뭘 안다고 요즘 여행 다니면서 커피 좀 마셔봤다고 살짝 평가하려 든다.
어쨌든 다들 취향이 있는 거니까... 나는 개인적으로 와수리 [기와물결]의 디카페인 아메리카노가 1등이다.
올라오는 길은 지옥이었지만 평택 여행은 재밌었다. 추억도 떠오르고...
다음엔 송탄시장에서 추억의 '미스리버거'를 꼭 먹어야겠다. 주차할 곳이 없어서 못 먹고 온 게 아쉽다. 끝.
총 73종 관찰(식물 49종, 곤충 4종, 버섯 1종, 거미 2종, 새 17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