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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찰기록/자연 관찰기

[2024년 9월 28일] 화성호, 천수만 여행 - 뻐꾸기, 구레나룻제비갈매기 등

by 두루별 2024. 9. 29.

주말 오전. 물수리를 볼 생각으로 화성호로 출발!
가는 내내 걱정되는 건 철문의 개방 여부. 
운 좋게 열려 있으면 감사! 하지만 닫혀 있으면...

일단 화성방조제에 도착해서 도요가 좀 있나 둘러봤는데,

하늘에도...
갯벌에도...

하늘과 매향리 갯벌을 점령한 기러기들!!
큰기러기, 쇠기러기들이 모여서 와글와글 떠들고 있었다.
너무 정겨운 기러기 울음소리.

큰부리큰기러기(기러기목 / 오리과)

이제 가을이구나...
기러기가 이렇게 반갑다니...

화성호의 작은 호수에 모여 있는 오리와 도요들
쇠오리(기러기목 / 오리과)
청다리도요(도요목 / 도요과)
쇠청다리도요(도요목 / 도요과) (10개체 이상이 모여있었음)
흑꼬리도요(도요목 / 도요과)

화성호에는 쇠오리가 쉬고 있었는데,
청다리도요와 쇠청다리도요도 볼 수 있었다.
민물도요도 있었는데 너무 멀었...

작은 호수 옆의 큰 호수도 기러기가 점령! 
온통 기러기 울음소리로 시끌시끌... (기러기 울음소리 너무 좋음)

저어새랑 노랑부리 백로들은 갈대 쪽에 모여 있었다

수많은 기러기들 틈에서 희귀한 친구를 찾아야 하는데,
진득하게 한 마리씩 찾는 건 취향이 아니라...
다음 기회로 미루고 후다닥 화옹지구 입구로 향했다.

역시나 굳게 닫혀 있는 철문. 
잠시 기다리자 짐을 실은 트럭이 한 대 나오고 있어서
쪼르륵 가서 인사를 하려는데...

기사님 나를 보자마자 '안 돼요 안돼!!' 하심.
못 들어간단 얘긴 건 알겠는데 화들짝 놀라실 것 까지야...

그분 말씀으로는...
낚시를 하던 사람들끼리 자리다툼으로 칼부림이 났다고... (헐)
그래서 자물쇠 모두 교체하고 아무도 출입 못하게 하라고 했단다.
열어주면 자기가 열쇠 뺏긴다고 이해 좀 해달라고 하심.

사고가 있어서 출입금지가 됐다는 건 들었는데 저런 사연이...
안된다는 거 억지로 들어갈 생각은 없어서 깔끔하게 포기.

어딜 갈까 고민하다 천수만을 가보기로 했다.
먼저 도착한 곳은 천수만 A지구. 간월호 주변을 둘러봤다.

때까치(참새목 / 때까치과)
왜가리(황새목 / 백로과)가 왜 저런 곳에...
역시 논 주변인가? 엄청난 수의 참새(참새목 / 참새과)들이 있었다.
논두렁에서 우리를 지켜 보던 중백로(황새목 / 백로과)

고북면의 끝없이 펼쳐져 있는 논.
중간중간 수확을 마친 논도 있었는데 그런 논에는 기러기가 한가득.

너무 많아서 세기도 힘들겠다.
백로와 기러기들이 논에서 먹이를 찾고 있었다.
새가 많으니 맹금도...
새호리기(매목 / 매과)
나란히 황조롱이(매목 / 매과)도 날아다녔다.
고추잠차리(잠자리목 / 잠자리과)

기러기 말고는 새가 안 보여서 수로를 둘러봤는데,

흰뺨검둥오리(기러기목 / 오리과)
혼자 따로 놀고 있던 흰뺨이를 날려 버림... (미안하다!!)

풀숲에서 부스럭 거리는 소리가 나서 가봤다가...

쇠물닭(두루미목 / 뜸부기과)도 날려 버림...
맨날 뛰는 것만 보다가 나는 모습은 오랜만...
겨드랑이에 흰깃털이 있는 건 처음 알았음.
덩달아 날아가던 녀석

종달인지 할미샌지 모를 작은 새들을 몇몇 봤지만 
호다닥 날아가 버려서 누군지는 모르겠음.

벌써 해가 얼마 남지 않아서 천수만 B지구인 부남호 쪽으로 이동.
가는 길에 황새를 본 적 없는 아내를 위해 잠시 버드랜드에 들렀다.

황새(황새목 / 황새과)
다행히 늘 있던 자리에 딱 있어 준 황새들

엄청 큰 황새를 보며 주변 백로들이 작아 보인다고 아내가 신기해했다.

물총새(파랑새목 / 물총새과)

부남호 주변 수로에는 물총새가 아주 많았는데,
해가 지고 있는데도 열심히 사냥을 했다.

내가 불편했는지 눈만 마주치면 날아감
수면 저공 비행
붉게 물들기 시작한 서쪽 하늘

해가 저물어 가면서 많은 새들이 잠자리를 찾아 날아갔는데,
꺅도요들도 떼를 지어 날아올라 기러기들과 함께 날아갔다.

꺅도요(도요목 / 도요과)
매(매목 / 매과)
큰기러기(기러기목 / 기러기과)
V자 형태로 비행하는 기러기들

기러기들의 비행을 보면서 큰기러기와 쇠기러기가 섞여서 날아가는 걸 처음 알았다.
큰기러기들은 큰 기러기들끼리 무리를 지어 날아가는 줄 알았는데 살짝 충격 먹음.

새호리기(매목 / 매과)

작은 관목에서 황조롱이 같은 녀석이 날아올라 근처 나무에 앉는 걸 발견

음?? 황조롱이가 아닌 거 같은데??
이 녀석 뻐꾸기구나!
뻐꾸기(두견목 / 두견과)
어린 녀석인지 깃털이 희끗희끗...

잠깐 앉아 있던 뻐꾸기는 바로 부남호 쪽으로 날아가 버림.

번식깃이 듬성듬성 빠지고 있는 제비갈매기류 발견!
지는 해에 역광이라 특징이 잘 안 보임.
구레나룻제비갈매기 같은데...
이젠 빛이 부족해서 동정이 힘들다...
제비갈매기류는 확실...
반대편으로 날아 오자 확실해짐.
구레나룻제비갈매기(도요목 / 갈매기과)가 맞다!

잠깐 뿔제비갈매기가 아닐까 하는 헛된 희망을 품게 했던 구레나룻제비갈매기.
해지는 서해에서 늦게 까지 먹이를 찾아 날아다니는 모습을 끝으로 탐조는 끝.

서해의 장점. 일몰을 볼 수 있다.
이름이 마음에 들어 방문한 카페

서산 류방택천문대 옆에 있는 카페에서 아내와 커피를 한 잔 하면서 휴식.
새 본다는 남편 따라다니느라 고생이 많은 아내를 위한 시간이다.
그런데 커피 맛이 편의점 커피 맛... 커피 맛있다는 후기 달은 사람들은 뭐지...

늦은 저녁을 먹기 위해 도로변의 식당을 방문
이집 해장국 너무 맛있었다.

서울 가서 먹기엔 너무 늦은 시각이라 도로변의 해장국집을 방문.
나는 해장국을 좋아해서 선지와 양만 들어 있어도 맛있다고 먹는데,
까다로운 아내는 냄새만 나도 못 먹는다. 근데...

이 집 해장국은 국물이 너무 맛있다며 완뚝 해버림. 
전에도 방문했던 체인점인데 지점마다 맛이 다른지 모르겠지만
이 집은 너무 맛있었음. 다음에 서산 오면 또 들러야지...

물수리 보겠다고 시작한 탐조가 화성에서 시작해서 서산에서 마무리.
물수리는 못 봤지만 오랜만에 엄청난 수의 기러기를 봐서 너무 좋았다.
기러기 울음소리가 들리면 겨울 생각이 나는데 벌써 겨울이 오는 듯...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