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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문관련

[2022년 3월 2일] GSO 8" RC 광축 수정하기

by 두루별 2022. 3. 2.

들어가며...

요즘은 GSO 8" RC(Ritchey–Chrétien) 경통을 구매하고 나서 이런저런 확인과 조정을 하는 재미에 푹 빠져있습니다. 
테스트 촬영도 해보면서 장초점 경통에 조금씩 적응하는 재미가 아주 쏠쏠합니다. 

이 GSO 8" RC 경통은 도착 당시부터 주경(Primary mirror)의 고정에 문제가 있어서 완전히 분해한 후 주경을 다시 고정하였습니다. 그 바람에 공장 출하 당시의 광축은 틀어진 상태라 직접 광축 수정을 해야 했습니다. 

 

[2021년 12월 27일] TS-Optics 8" RC 분해 조립

지난주에 독일에 주문했던 TS-Optics 8인치 RC 경통이 총알같이 배송되어 도착했습니다. [2021년 12월 22일] TS-Optics 8" f/8 Ritchey-Chretien Pro RC 구입 제가 생각해도 살짝 어이가 없습니다만 갑자기 계획,..

sbrngm.tistory.com

많은 자료를 찾아보고 시도해 보면서 여러 번 시행착오를 겪었지만 막상 해보고 나니까 광축 조정도 별로 어렵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수 많은 자료 중에서 정확하게 설명하고 있는 자료를 가려내는 것이 더 어려웠죠. 해보지 않으면 모르니까요.
괜찮다 싶은 방법은 거의 대부분 시도해 봤고 실패도 많이 했습니다. 이렇게 삽질을 하면서 배운 내용을 공유해 보려고 합니다. 

여기서 소개하는 내용은 정답도 아니고 꼭 이렇게 할 필요도 없습니다. 제가 시도했던 여러 방법 중 가장 편한 방법이라 생각되어 소개하는 것입니다. 참고하셔서 완벽한 광축을 맞추는데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아래의 내용을 참고하여 광축을 수정하면서 발생하는 모든 문제에 대해 저는 책임을 지지 않습니다.

경통의 구조적인 문제와 광축 정렬을 위한 준비물

GSO 8" RC는 꽤 괜찮은 성능의 광학계를 제공하지만 안타깝게도 기계적인 부품들은 광학 성능을 깎아 먹고 있습니다.
이 경통은 몇 가지 구조적인 문제도 가지고 있는데 바로 이 부분이 광축 정렬을 어렵게 만들고 있습니다. 

제가 생각하는 이 GSO 8" RC 경통의 구조적인 문제는 다음과 같습니다.

1. 주경에 포커서가 붙어있다. 
GSO의 다른 RC 경통들은 어떤지 모르겠지만, 이 8인치 경통은 주경에 포커서가 붙어 있어서 주경의 방향을 수정하면 포커서의 방향도 같이 변합니다. 언뜻 생각하기에 '주경과 포커서가 같이 움직이니까 정렬하기 좋은 거 아냐?'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포커서가 경통의 중심축에 고정되지 않고 주경과 같이 움직이는 바람에 부경의 중심축을 이동하지 않으면 경통의 기계적인 광축을 맞출 수 없습니다. 그러니 주경을 수정하면 부경이 움직이고, 부경을 수정하면 다시 주경이 움직이는 것처럼 보이는 것이죠.

2. 부경의 센터 마크가 부경의 중심이 아니다.
보통 주경이나 부경에 센터 마크를 붙여 놓는 이유는 쉽게 중심을 알 수 있도록 해서 정렬을 편하게 하기 위함인데, 이 경통의 부경에 있는 센터 마크는 황당하게도 부경의 중심이 아닙니다. 너무 황당해서 측정을 해봤지만 부경 하우징의 센터도 아니었습니다. 중심선을 기준으로 센터 마크의 절반만큼 벗어나 있었죠. 해외 유저들의 글을 봐도 저만 그런 게 아닌가 봅니다. 이 경통의 대부분이 그런 거 같습니다. 결국 부경에 붙어있는 센터 마크는 사용할 수 없고 직접 중심을 찾아서 정렬해야 합니다.

3. 부경 조정의 한계.
부경은 3점 지지 볼트로 부경 하우징에 고정되어 있는데, 부경 하우징의 중심에 있는 볼트와 스프링으로 텐션을 주어 부경 하우징을 잡고 있어서 3점 지지 볼트를 이용해 부경의 방향을 수정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부경의 방향은 수정할 수 있지만 수정된 방향을 유지하며 부경의 중심 위치를 변경할 수는 없습니다. 즉, 부경의 방향을 조금 바꾸면 부경의 광학 중심축도 같이 움직이게 되는 것입니다. 그래서 위의 1번처럼 주경을 수정해서 포커서의 방향이 변했을 때 부경의 중심축을 이동하여 광축을 맞춰야 하지만 구조적으로 불가능하기 때문에 이 경통은 주경과 부경의 광로(光路)만 일치시킬 수 있습니다.

4. 부경과 주경이 광학적 중심에 위치하지 않는다.
이 경통은 주경의 고정 방식 때문에 태생적으로 편심이 발생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 경통의 중심에 주경의 중심이 위치하지 않으며, 이 문제를 수정할 수 있는 방법도 없습니다.(부경도 마찬가지) 때문에 배플 튜브가 주경의 중심에 위치하지 않고 편심 되는 문제가 발생합니다. 그래서 이 경통은 일반적인 광축 정렬 도구(Cheshire eyepiece 등)가 광축 조절에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이와 같은 구조적인 문제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이 경통은 기계적인 광축(경통과 배플과의 관계 등)은 무시하고 부경과 주경에만 집중하여 광학적으로 정렬시키는 작업을 수행해야 합니다. 이 작업은 크게 어려운 작업은 아니지만 기준 설정이 아주 중요하며 한 번 설정된 기준은 정렬이 완료될 때까지 유지되어야 합니다. 자세한 내용은 아래에서 설명하도록 하겠습니다. 

그럼 본격적인 광축 수정을 위해 필요한 준비물을 알아보겠습니다.

1. 잘 정렬된 레이저 콜리메이터 : 설명이 필요 없습니다. 꼭 있어야 합니다.
2. GSO Focuser Tilt Adapter : 포커서와 주경의 축을 맞추는데 필요합니다. 안 맞출 분들은 없어도 됩니다.
(https://agenaastro.com/gso-rc-6-8-focuser-collimation-ring.html)
2. 은박지(Aluminum foil) : 레이저 빛을 반사하여 광로를 확인하는 데 사용합니다. 꼭 있어야 합니다. 
3. 센터 파인더 : 부경의 중심을 찾는 데 사용합니다. 있으면 부경을 떼어내지 않아도 됩니다. 알리에서 팝니다.
4. 점검경 : 경통 내부에서 부경에 비친 레이저의 위치를 확인하는데 필요합니다. 저렴합니다. 하나 준비해 두세요.
5. 손전등 : 경통에 넣어두면 부경의 센터 마크와 레이저의 위치 확인이 쉬워집니다.

여기서 제일 중요한 건 레이저 콜리메이터입니다. 잘 정렬되어 있는 제품을 써야 편차도 적습니다. 굳이 비싼 제품을 사용할 필요는 없는 거 같습니다. 말 그대로 정렬이 잘 되어 있는 레이저 콜리메이터면 됩니다.

저도 처음에는 좋은 제품을 써야 할 거 같아 Hotech 레이저 콜리메이터를 주문해서 사용했었는데, 이후 저렴한 Svbony 레이저 콜리메이터를 구매해서 비교해 보니까 정렬 결과에 차이가 없었습니다. 참고만 해주세요.

그럼 광축을 맞춰 볼까요? 

0. 사전 작업

* 이 글을 끝까지 읽어 보시면 경통을 분해하지 않고도 정렬할 수 있는 간단히 제작할 수 있는 툴도 소개하고 있습니다. 분해를 먼저 하지 마시고 일단 끝까지 읽어 보시고 도전해 보시길 권합니다. 

제일 먼저 해야 하는 작업은 부경을 경통에서 분리하는 것입니다. 아래 두 가지 방법 중 선택할 수 있습니다.

첫째. 부경 하우징만 부경 셀에서 분리합니다. 
둘째. 경통 전면의 부경 셀 전체를 분리합니다. 

위 방법 중에서 본인이 편한 방법으로 준비하면 됩니다. 하지만 분리 전에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하여 부경의 방향이나 부경 셀이 경통에 부착되어 있던 방향을 확인할 수 있도록 미리 경통과 부경 셀 혹은 부경 하우징에 스티커 등을 붙여서 부착 방향을 파악할 수 있도록 한 후 분리하도록 합니다. 

부경이 분리되었다면 포커서에 레이저 콜리메이터를 잘 고정하여 장착해야 합니다. 한 번 고정하면 광축 수정이 끝날 때까지 기준선으로 사용할 거라 절대 손대지 않을 겁니다. 실수로라도 건들지 않도록 주의해야 합니다. 만약 실수로 건드려서 축이 틀어지면 기준선이 무너진 것이기 때문에 모든 작업을 처음부터 다시 해야 합니다.

1. 주경과 포커서를 정렬. (선택 사항)

제일 처음 할 작업은 주경과 포커서의 축을 일치시키는 작업입니다. 위에서 설명한 것처럼 지금 하는 광축 정렬은 부경과 주경의 광로를 일치시키는 것으로 주경과 포커서를 정렬하는 작업이 반드시 필요한 것은 아니지만, 아래에서 설명하는 방법으로 확인한 결과 축이 크게 틀어져 있는 경우는 수정을 하는 것이 좋습니다. 하지만 이 작업을 위해서는 GSO Focuser Tilt Adapter가 필요하기 때문에 없다면 이 작업은 패스해도 됩니다.

먼저 벽이나 평평한 박스에 은박지를 붙이는데 반짝이는 면 말고 좀 하얗게 반사가 덜 되는 면을 앞으로 붙여 놓습니다. 너무 반짝이면 주경에 반사된 레이저를 확인하기 어렵습니다. 이제 적당한 거리에 경통을 놓고 은박지를 향해 레이저를 켭니다. 그럼 아래의 사진처럼 포커서에서 나온 레이저가 하얗고 선명하게 보이고 은박지에 반사된 레이저가 다시 주경에 반사되어 돌아온 좀 더 어두운 커다란 원이 보일 겁니다. 조절하기 적당한 크기가 되도록 경통을 앞뒤로 이동하고, 어두운 구멍이 원의 중심이 되도록 경통의 기울기를 조절합니다.

다행히 제 망원경은 포커서와 주경의 축이 크게 어긋나지 않았군요. 좋습니다. 이제 GSO Focuser Tilt Adapter를 살살 조절해서 밝은 레이저 점이 큰 원의 중심에 들어가도록 조정하기만 하면 됩니다. 하지만 밝은 점이 반사된 어두운 큰 원을 벗어나지 않았기 때문에 꼭 수정할 필요는 없을 거 같습니다. 레이저 콜리메이터를 부착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오차일 수도 있으니까요. 수정 여부는 본인이 결정하면 됩니다. 물론 저는 수정했습니다. 

이렇게 큰 원의 중앙에 밝은 레이저가 오게 수정하면 경통의 포커서와 주경의 축이 일치하게 됩니다. 이제 주경을 수정하면 포커서랑 같은 방향을 바라보게 되겠죠. GSO Focuser Tilt Adapter의 고정 나사를 모두 확실히 고정하여 마무리합니다. 

2. 부경의 중심으로 주경을 정렬.

RC 망원경은 주경과 부경의 거리가 굉장히 중요하다고 하며, 이 거리가 달라지면 구면수차가 발생할 수 있다고 합니다. 따라서 광축 수정 시에 아래 사진과 같은 부경 셀 전체를 분리하는 방법을 추천드리며 만약 부경 하우징을 분리하는 경우에는 부경 하우징을 고정하는 중앙 볼트의 위치를 초기 상태로 되돌릴 수 있도록 표시하고, 분해 시 볼트의 회전 회수(혹은 분해 전 깊이)를 기록하는 등의 대책을 마련한 후에 분리하도록 하세요.

하지만 제조사에서도 중앙 볼트를 절대 손대지 말라고 경고하고 있기 때문에 부경 하우징을 분리하지 않는 것을 추천합니다. 또, 아래에서 설명할 자작 '부경 센터 툴'을 이용하면 경통을 분해하지 않고도 주경을 정렬할 수 있으므로 분해 전에 꼭 끝까지 읽어 주세요!

이제 부경의 중심을 찾아야 합니다. 부경 셀을 분리했다면 아래처럼 남은 은박지를 씌워서 센터 파인더를 이용해 간단히 중심을 찾을 수 있습니다. 저는 사인펜으로 중심이 잘 보이도록 선을 그었습니다.

만약 부경 셀을 분리하지 않고 부경만 분리했다면 부경을 고정하는 중앙에 있는 볼트를 제거하면 꽤 큰 구멍이 나옵니다. 그 구멍의 앞에 종이테이프를 붙여서 레이저가 보이도록 준비합니다. 참고로 부경의 분리는 부경 조절 볼트 3개를 풀고 중앙의 커다란 볼트를 돌리면 쉽게 분리됩니다. 분리 시에는 떨어트리지 않도록 조심해야 하며 볼트 사이에 들어가는 스프링도 잘 보관합니다. 부경에 떨어트리면 일이 커집니다...

작업은 위의 사진처럼 부경을 분리한 경우가 더 간편하지만 불안해서 저는 부경 셀을 분리해서 작업했습니다. 원하는 대로 하나 골라서 준비하면 됩니다.(사진을 찍느라 결국 두 방법 모두 했다는...) 부경만 분리한 경우에는 종이테이프에 투영된 레이저를 보면서 주경의 광축 수정 볼트를 사용해서 구멍의 중앙에 레이저가 오도록 조정합니다. 부경 셀을 분리한 경우에는 다시 부경 셀을 경통에 잘 부착하고 모든 볼트를 꽉 조여서 최종 조립 상태로 만들어 놓은 후에 점검경처럼 작은 거울이 달린 도구를 이용해서 부경 하우징 중앙에 레이저가 오는지 확인합니다.

점검경을 이용하더라도 너무 어두워서 십자선이 잘 보이지 않는다면 위의 사진처럼 경통 안에 손전등을 하나 넣어 보세요. 선도 잘 보이고 레이저도 잘 보이고 좋습니다. 부경을 분리한 분들은 필요 없습니다. 

센터가 맞지 않은 상태입니다. 주경의 고정용 무두 볼트를 모두 풀고 큰 볼트만 조절해서 십자의 중앙에 레이저가 오도록 조정합니다. 레이저를 오래 바라보지 않도록 주의해 주세요.

부경의 중앙에 레이저가 위치했습니다. 이렇게 주경을 조절하면 완료입니다. 2인 1조로 하면 금방입니다. 혼자 하더라도 익숙해지면 후딱 할 수 있으니까 거울 한 번 보고 주경 조절 나사 한 번 돌리고 이걸 반복하면 됩니다. 간단합니다. 

여기까지 완료되면 주경과 포커서 그리고 부경의 중앙까지 축이 일치하게 됩니다. 짝짝짝!~
이제 주경은 현장에서 별상(星像)을 보며 최종 광축을 수정할 때까지 손댈 일이 없으니까 주경 수정용 볼트들을 단단히 고정하여 마무리합니다.

부경을 분리한 경우에는 조심해서 부경을 다시 고정하고, 은박지를 씌운 경우에는 은박지를 걷어냅니다. 부경 떨어트리지 않게 조심조심...

3. 부경을 포커서(주경)의 중심으로

드디어 마지막입니다. 이제 포커서에 부착했던 레이저 콜리메이터를 보면서 부경에 반사된 레이저가 콜리메이터의 중앙에 위치하도록 부경을 수정합니다. 이제 부경을 수정하게 되면 기계적인 축은 무시하게 되며 광로만 일치하게 됩니다. 

저의 경우는 하필 부경에 부착된 센터 마크의 일부가 부경의 센터가 되는 바람에 레이저가 제대로 반사되지 못하는 가슴 아픈 일이 벌어졌지만, 밝은 부분을 최대한 중앙에 위치하도록 조절하였습니다.

여기까지 완료하면 주경과 부경의 광로는 정확하게 일치하게 됩니다. 하지만 이 상태에서 체사이어 아이피스(Cheshire eyepiece)나 센터링 스코프 같은 도구를 이용해서 들여다보면 동심원이 아니고 치우쳐 보일 수 있습니다. 위에서 설명한 것처럼 기계적인 광축은 맞출 수 없기 때문에 광로만 정렬한 상태라 그렇습니다. 혹시라도 동심원이 아닌 것이 마음에 걸려 주경을 조정하여 이쁘게 동심원을 만들면 지금까지 한 작업은 모두 틀어지게 됩니다.

또, 레이저 콜리메이터를 제거한 후에 다시 장착하고 정렬을 확인해 보면 레이저 콜리메이터 중앙으로 레이저가 돌아오지 않을 수 있습니다. 분명히 좀 전에 수정할 때는 중앙에 돌아왔는데 말이죠. 하지만 이것은 정렬이 잘못된 것이 아니라 접안부의 동일한 위치에 레이저 콜리메이터를 항상 정확하게 고정할 수 없기 때문에 생기는 문제입니다. 하지만 이미 광로를 정렬했기 때문에 레이저가 중앙으로 돌아오지 않아도 관계없습니다. 기준점이 달라져서 돌아오지 않을 뿐이니까요. 이제는 별을 보면서 최종적으로 수정만 하면 되고 앞으로의 수정도 별을 보면서 주경을 조금 조정하는 것으로 충분합니다. 괜히 레이저가 중앙으로 돌아오지 않는다고 부경을 수정해 봐야 지금은 의미가 없습니다.

4. Star test - 별을 보며 최종 마무리

레이저 콜리메이터 하나면 간단히 주경과 부경의 광로를 조정할 수 있지만 최종 정렬은 별을 보면서 마무리해야 합니다.
별의 회절상을 보는 거보다 더 정확한 정렬 방법은 없겠죠?
밝은 별을 이용하면 도심에서도 가능하니까 월령 안 좋을 때 미리 정렬해두면 좋습니다.

RC 경통의 별을 이용한 광축 정렬은 주경을 조절하여 별의 회절상이 동심원이 되도록 수정하는 것으로
주경을 통한 정렬이 완료된 후 시야(화면) 주변 별의 모양을 보면서 필요한 경우 부경을 조정하면 됩니다.
자세한 별의 회절상을 이용한 정렬 방법은 아래의 내용을 참고해 보세요.

1) 대기가 안정된 날을 골라 경통을 1시간 이상 충분히 냉각 시킵니다. 
2) 주경의 고정용 무두 볼트(작은 볼트)를 모두 풉니다. 
3) 접안렌즈를 사용하는 경우 경통의 구경과 같거나 2배 정도 되는 배율(200~400배)을 사용합니다.
4) 고도가 높고 약간 어두운 별(3~4등급)을 시야(화면)의 중앙에 놓습니다. (너무 밝은 별은 동심원이 안 보입니다.)
5) 초점을 흐리게 하여 10원 동전 크기 정도로 별상(星像)을 만듭니다.
6) 초점을 흐리게 한 별상을 보면 동심원과 함께 검은 부경의 그림자가 보입니다.
7) 부경의 그림자가 별상의 중앙에 있지 않다면 그림자를 이동시킬 방향의 주경 정렬 볼트를 선택합니다.
8) 화면을 보며 정렬하는 경우, 볼트를 풀면 부경의 그림자가 볼트의 방향으로 이동하고, 조이면 멀어집니다.
9) 가능하면 볼트를 푸는 것보다 조이는 방향으로 정렬할 수 있도록 주경 정렬 볼트를 선택합니다.
10) 주경 정렬 볼트는 한 번에 1/6바퀴를 넘지 않도록 아주 조금씩 조절합니다.
11) 주경을 조절하면 시야(화면)의 중앙에서 별이 벗어납니다. 반드시 다시 중앙으로 이동시키고 결과를 확인합니다.
12) 부경의 그림자가 얼마나 이동했는지 확인하고 별상의 중앙에 올 때까지 7)번 부터 반복합니다.
13) 부경의 그림자가 별상의 정중앙에 위치했다면 별상을 더 작게 만들고 7)번 부터 다시 반복합니다. 
14) 별상은 작을 수록 오차가 크게 보입니다. 좁쌀 정도의 크기에서도 완벽한 동심원을 이루고 있다면 정렬 완료입니다.
15) 주경의 고정용 무두 볼트를 꽉 조여 마무리합니다.

In/Outside focus 모두 부경의 그림자가 정중앙에 위치하도록 수정

여기까지 정렬이 완료되면 대부분의 안시 관측에는 문제가 없을 겁니다. 하지만 촬영에 사용하려면 주변 별상도 확인을 해야 하죠. 카메라를 장착하고 30초 정도의 노출로 촬영(오토가이드는 필수)을 해서 화면상의 모서리 네 곳의 별상을 확인합니다. 별의 모양이 길쭉하든 넙적하든 모든 방향의 수차가 중심을 향해 대칭을 이루고 있어야 하는데, 만약 대칭을 이루지 않고 있는 방향이 있다면 그 방향에 해당하는 부경의 정렬 볼트를 아주 조금씩 풀거나 조이면서 별상의 변화를 확인합니다.(일반적으로 풀면 별의 길이가 줄어듬)  모든 방향의 수차가 대칭을 이루면 완료입니다.

최종 정렬은 스타 테스트(Star test)를 통해 정렬하는 건 알겠는데 SCT처럼 부경을 조정하지 않고 주경을 조정하는지 의아할 수 있는데요. RC 망원경은 주경, 부경 모두 쌍곡면 거울이고 각각의 초점이 있기 때문에 최종적으로 주경과 부경의 초점을 일치시키기 위해서는 주경을 수정해야 한다고 합니다. 자세한 광학 이론은 저도 모르니까 그냥 그렇다고 하는 것으로... 

제대로 된 광축 수정 방법을 제조사인 GSO에서 매뉴얼을 만들어 배포하면 해결될 일이지만 그렇지 않으니 저와 같은 일반 사용자들은 딜러사의 매뉴얼을 참고하는 거 외엔 방법이 없습니다. 유명한 딜러인 미국의 Orion이나 Astro-Tech의 매뉴얼에 의하면 부경을 조절하고 필요에 따라 주경을 함께 조절하라고 하는데, 언제 주경 조절이 필요한지는 설명이 없습니다.

이런 애매한 문구만으로 광축을 수정하라니...

이처럼 정확한 방법이나 내용이 없기 때문에 직접 필드에서 '부경만 조절한 경우', '주경만 조절한 경우'를 모두 테스트해서 확인하는 수밖에 없었습니다. 한 달여 동안 여러 번의 출사를 통해 광축 정렬과 테스트를 반복한 끝에 나름의 결론에 도달할 수 있었는데, 부경만 조절하여 정렬을 하는 경우 동심원을 완벽하게 만들어도 특정 방향으로 광축이 어긋나는 현상을 수정할 수 없었습니다. 반대로 주경을 조정해서 동심원을 만들고 주변 수차가 대칭이 아닌 경우 부경을 조정해서 수차를 보정하면 모든 방향으로 완벽한 광축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RC 경통의 Star test를 통한 최종 광축 정렬은 부경이 아닌 주경을 수정해서 정렬해야 합니다."

5. 과정 정리 및 부경 센터 툴 소개

글로 읽으면 굉장히 복잡해 보이지만 지금까지의 광축 정렬 과정을 간단히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1) 주경과 포커서의 정렬 (생략 가능)
2) 부경의 중앙으로 주경을 정렬
3) 부경을 주경의 중앙으로 정렬
4) 스타 테스트

1번을 생략한다면 레이저 콜리메이터를 이용해서 주경을 부경의 중앙으로 정렬하고 부경에 반사된 레이저를 레이저 콜리메이터의 중앙에 맞추기만 하면 실내에서 할 수 있는 정렬은 모두 완료되는 것입니다.

광로의 정렬 과정은 굉장히 단순하지만 정렬 후 스타 테스트에서 약간의 수정 만으로 완벽한 광축을 맞출 수 있습니다. 하지만 부경의 중심을 찾기 위해 경통을 분해하는 것이 부담스러운 분들은 아래와 같은 도구를 하나 만들어서 사용해 보세요. 

우드락으로 만든 부경에 씌우는 센터 툴

5mm 두께의 우드락을 서클 커터로 잘라 2개를 붙인 후 부경 차광 통의 외경인 97mm(실측 결과는 96.6mm)로 안쪽을 한 번 더 잘라내어 완성한 간단한 툴입니다. 마무리로 센터 파인더로 선을 그어 주면 완성. 외경은 스파이더 사이로 집어넣을 수 있을 정도의 크기면 됩니다. 

이렇게 만든 툴을 부경 앞에 씌우면 경통을 분해하지 않고도 간편하게 부경의 중심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주경을 부경의 중심으로 정렬할 때 이 센터 툴의 십자 중앙에 레이저를 맞추면 됩니다.

경통을 분해하는 것이 불안한 분들은 위와 같은 툴을 만들어서 정렬에 사용하면 간단히 광축을 정렬할 수 있습니다.

이 '부경 센터 툴'의 가장 큰 장점은 관측지에서 광축 수정 시 문제가 생겨서 되돌리고 싶을 때 아주 간단하게 수정 전으로 되돌릴 수 있다는 점입니다. 하나 정도는 만들어서 가지고 다니면 광축 수정 시에 아주 든든합니다. 

그리고 필수는 아니지만 경통을 분해하지 않고 주경과 포커서를 정렬하고 싶다면...
다카하시 망원경을 소유하고 계신 분들이라면 아래의 어댑터를 준비하면 간편하게 정렬할 수 있습니다. 

M90x1 to M36.4x1 thread adapter (use Takahashi Collimator on GSO RC8 Telescope)

 

M90x1 to M36.4x1 thread adapter (use Takahashi Collimator on GSO RC8 Telescope)

M90x1 to M36.4x1 thread adapter (use Takahashi Collimator on GSO RC8 Telescope)

rafcamera.com

원래 이 어댑터는 다카하시의 센터링 스코프를 연결하기 위해 나온 어댑터입니다만, 다카하시 망원경의 기본 부속품을 이용하면 간편하게 레이저 콜리메이터를 사용할 수 있습니다.

정렬 방법은 간단합니다.

1) 포커서를 분리하고 M90 to M36.4 어댑터에 레이저 콜리메이터를 장착한 후 부경 센터 툴의 중앙에 레이저가 오도록 주경을 조절합니다.
2) M90 to M36.4 어댑터를 분리하고 포커서를 경통에 부착한 후 레이저 콜리메이터를 포커서에 장착합니다. 부경 센터 툴의 중앙에 레이저가 위치하지 않으면 GSO Focuser Tilt Adapter를 조절해서 중앙에 레이저가 오도록 수정합니다.

이렇게 하면 주경과 포커서의 축을 경통의 분해 없이 일치시킬 수 있지만, 다카하시 망원경의 부품이 필요하기 때문에 이런 방법도 있다는 정도로만 알아두시면 되겠습니다. 만약 레이저 콜리메이터 대신 다카하시 센터링 스코프를 이용한다면 다카하시의 망원경 부품은 필요 없습니다.

혹시 궁금한 분들이 계실까 봐 사용된 다카하시 망원경의 부품과 구매 링크를 남깁니다.

Coupling(S) [KP00103] : https://www.kyoei-osaka.jp/SHOP/takahash-ipadpt-m.html
Ocular adapter (31.7mm) [KP00101] : https://www.kyoei-osaka.jp/SHOP/takahashi-317eyeadaptor.html

6. 마치며...

이렇게 해서 GSO 8" RC 경통의 광축 수정이 끝났습니다. 뭔가 되게 복잡한 거 같지만 직접 해 보면 별거 없습니다. 그리고 광축은 한번 수정하고 나면 웬만하면 틀어지지 않기 때문에 자주 할 필요가 없는 데다가 대부분 주경을 조금 수정하는 것 만으로 광축을 수정하기 때문에 이 모든 과정을 매번 할 필요도 없습니다. 

처음 이 RC 경통을 분해하면서 들었던 걱정과 센터링 스코프로 광축을 수정하면서 좌절했던 시간들이 떠오릅니다. 알고 보면 별게 아니지만 알게 되기까지의 과정이 이 경통을 사용하기 힘들게 만드는 요인인 거 같습니다. 제가 지금까지 소개한 방법이 GSO 8" RC 경통의 광축을 수정하는 유일한 방법도 아니고 가장 편한 방법도 아닙니다. 다양한 방법이 공개되어 있고 여러가지 광축 수정용 도구들이 시판되어 있습니다. 이 중에서 본인에게 맞는 광축 정렬 방법이 있다면 그 방법을 사용하면 되겠습니다.

저는 지금까지 소개한 방법으로 레이저 콜리메이터 만을 이용해서 광축을 수정했고 결과에 아주 만족하고 있습니다. GSO 8" RC 경통의 광축 때문에 고민하고 계신 분들이 이 글을 보고 힌트라도 얻으신다면 좋겠습니다.

이제 광축이라는 작은 언덕을 하나 넘은 셈입니다. 이제 또 무슨 일이 기다리고 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