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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체사진/Deep-sky

[2023년 2월 11일] NGC 2359 - 토르의 헬멧(Thor's Helmet) HOO

by 두루별 2023. 2. 13.

2023-02-11 20:35 강원도 철원
Takahashi Epsilon-160ED+Extender 1.5x(800mm, f/5.0), RainbowAstro RST-135E
Askar M54 OAG, ZWO ASI174MM Mini, ASIAIR Pro
ASI6200MM Pro(gain 100, temp -10℃), 30 bias, 30 flat, no dark
Chroma H-Alpha 3nm 40x180sec, OIII 3nm 40x180sec
Pixinsight 1.8.9, BlurXTerminator, NoiseXTerminator, Photoshop 2023

낮엔 탐조(探鳥), 밤엔 성견(星見)... 주경야독도 아니고 두루미 보고 밤새 촬영까지... 이러다 죽을 듯...
피곤한지 아내는 따뜻한 차 안에서 기절... 세상모르고 자는데, 나는 본업인 심우주(Deep-sky) 대상을 촬영했다.

밤 11시 반이면 또 밝은 달이 뜰 시간이라 뭐를 촬영해 볼까 고민하다가 큰개자리의 NGC 2359 방출 성운을 촬영했다.
이 성운은 생긴 모양 때문에 토르의 헬멧(Thor's Helmet)이라는 이름으로 더 유명한 녀석이다.
근데 실제로 촬영해 놓고 보니까 토르는 온데간데없고 닭이 날갯짓하며 달려가는 모습처럼 생겼구만...

일단 달이 뜨기 전까지는 OIII 필터로 촬영을 하고 달이 뜨면 영향이 그나마 좀 적은 H-Alpha 촬영을 할 생각으로 OIII부터 촬영을 시작했다. 이제는 바흐티노프 마스크는 쓰지도 않는다. 스파이더 회절상만 보고 적당히 초점을 맞춰 버림.
새벽엔 또 구름 예보라 OIII와 H-Alpha만 사용한 HOO 합성을 하는 것이 이번 촬영의 목표다.

그리고 RC 망원경에만 사용해 봤던 Askar의 M54 OAG를 다카하시 망원경에도 처음 사용해 보는 날이었는데, 전에 만들어둔 2.2mm 두께의 연결 어댑터를 사용해서 다카하시 E-160ED와 Askar M54 OAG를 연결했다. 다행히 연결에 간섭이 될 만한 것들이 없어서 문제없이 연결할 수 있었다.

다카하시 망원경에 OAG를 이용한 촬영은 처음이었지만 설정도 문제없었고 가이드도 잘되고 특별히 신경 쓸 게 없었다. 
GSO 8" RC에서 Askar OAG를 사용했었는데 그때는 M48에 맞춰 설정한 거라 M54에서 사용하려면 재설정이 필요했다. 그래서 매번 재설정하는 것보다 다카하시용으로 하나 더 구입해서 M54에 맞게 프리즘 위치 등을 미리 설정해 두었기 때문에 현장에서 큰 무리 없이 즉시 사용할 수 있었던 거 같다.

OAG를 사용하는 것이 이점이 많은데 자세한 내용은 트레버 아저씨가 잘 정리해 뒀으니 아래 링크를 참고...

 

Why use an Off-Axis Guider (OAG) for Astrophotography?

When it comes to long exposure deep-sky astrophotography, autoguiding is often a necessary step towards collecting sharp images on a consistent basis. An autoguiding configuration can dramatically improve the tracking accuracy of your existing equatorial..

astrobackyard.com

한 가지 문제가 있다면 백 포커스. 다카하시의 이상한 백 포커스가 항상 문제인데...
Askar M54 OAG를 사용하면 백 포커스가 55mm가 된다. 하지만 다카하시는 56.2mm가 필요한데, 1.2mm가 부족한 상황.
56이면 56이지 56.2mm는 뭐냐고... 다카하시의 설계자가 누군지 얼굴 좀 보고 싶다.

ASI6200MM용 연결 어댑터는 Preciseparts.com에 필터 두께를 고려해서 2.2mm 두께로 연결 어댑터를 만들어 둔 덕분에 이번에 잘 사용했는데, 필터를 사용하지 않는 ASI6200MC 카메라 같은 경우는 방법이 없는 건 아니지만 연결할 수 없다. 그래서 1.2mm도 만들어 달라니까 이런저런 핑계를 대면서 거절당했다. (너무 얇아서 가공하기 힘들단다. 그냥 귀찮은 거지...)

근데 이번에 귀인이 나타났다. '밤하늘제작소' 사장님이 바로 그분.

 

밤하늘제작소 : 네이버쇼핑 스마트스토어

천문관측을 위한 여러 도구와 장비를 만들고 판매합니다.

smartstore.naver.com

각종 어댑터도 문의 달라길래 슬쩍 문의했더니 기존 제품으로 2mm 두께의 어댑터가 있는데 0.8mm만 날려서 1.2mm로 만들어 주신단다. 그것도 거의 공짜나 다름없는 가공비로... 

세상에... Preciseparts.com에 뭐 하나 의뢰하면 일단 최소 10만 원부터 시작하는데... 이런 혜자스런 분이 있나...
고민이고 뭐고 당장 주문했다. 가공비는 너무하다 싶어서 커피라도 한 잔 하시라고 조금 더 보내드리고...

하루 만에 가공 끝나서 발송하셨다고 사진이랑 보내주셨다. 

국내에서 가공하니까 발송하면 바로 다음날 도착!! 늦어도 며칠이면 충분. 미국은 기본 한 달인데...
사장님이 오래오래 운영하셔야 할 텐데... 사업이 대박 나시길 기원하고 또 기원해 본다.
앞으로 가공할 부품이나 어댑터가 있으면 무조건 밤하늘제작소에 의뢰할 생각이다. 혹시 부품 가공이 필요한 분들은 당장 밤하늘제작소로 달려가시길...

OAG 얘기만 하다가 정작 촬영 얘기는 못했는데, 오랜만에 HOO 합성을 하려고 보니 막막했다. 
전에는 어떻게 처리했는지 기억도 안 나는데, 이 NGC 2359는 희한하게 OIII 데이터가 차고 넘쳐서 온통 푸른색이다.
이렇게 OIII가 많이 나오는 대상은 또 처음이네...

온통 푸르딩딩한 것을 H-Alpha와 적절하게 잘 섞어서 색을 만들어야 하는데 이게 보통일이 아니었다. 
결국 배경에 넘쳐나던 OIII 데이터는 Pixinsight의 ColorCalibration으로 간신히 정리하는데 성공!
이후 적당히 색을 강조하고 문지르고 해서 완성할 수 있었다. 촬영 데이터가 부족해서 좀 없어 보이긴 하지만 이 정도면 형태는 나왔으니까 완성이다. 

이번 대상도 Epsilon전용 Extender를 사용해서 촬영을 했는데, 실제로는 많이 작아 보여서 적당히 크롭을 하였다.
이렇게 작은 대상을 촬영하기에는 800mm 화각이 좀 부족해 보이긴 하지만 적절히 크롭 해서 사용하면 다양한 대상에 쓸 수 있을 거 같다.

Extender를 사용해도 주변 구석구석까지 예리한 별상을 유지하기 때문에 E-160ED로 봄철 대상도 촬영해 볼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