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 갔던 지인이 돌아왔다고 올림픽공원으로 놀러 오라고 하신다.
맨손으로 가기는 뻘쭘해서 매크로 장비를 들고 공원으로 향했다.
한성백제 축제는 끝나서 한창 철거 중이었는데,
선선한 가을 날씨 때문인지 공원엔 사람들이 부쩍 늘었다.
더울 땐 나 혼자 걸었던 길인데 지금은 사람들이 바글바글...
공원의 나무들도 슬슬 시들해지면서 색이 변하기 시작했다.
아직 느티나무엔 열매가 남아 있는지
밀화부리들이 예쁜 소리를 내며 앉아 있었다.
지인과 만나 이런저런 얘기를 하고 있는데,
갑자기 새로 장만한 스트랩을 자랑함.
레오포토 스트랩 짭인 거 같은데 그걸 왜 자랑하나 했는데, 가격이...
QD 마운트가 좀 허접해 보이긴 하지만 가격이 이게 뭐냐고...
레오포토 스트랩 가격의 1/10 수준... 기가 막혔다.
빠른 주문. 냅다 2개 질렀다. 그래도 만 원도 안 됨. 알럽 알리...
요즘 자주 보이는 아물쇠딱따구리. 산에 먹을 게 없나?
작년에 비해 올해는 굉장히 흔하게 보인다.
아물쇠딱따구리를 끝으로 지인과 헤어져 집으로 돌아왔다.
돌아다니지도 않고 한자리에 있었지만 다양한 새를 만날 수 있었는데 이게 올림픽공원의 장점. 돌아다니면 더 다양해 짐.
오늘은 지인 외에도 꼬마 탐조인과 네이처링에서 온라인으로만 알던 분을 만났는데 같은 취미를 가진 사람을 만나는 건 즐거운 일이다. 그런데 나는 탐조인이 아니고 사진가라고 하니까 꼬마 탐조인이 탐조인에 대해 정의해 줬다.
'새를 좋아하는 사람은 모두 탐조인'
이렇게 넓은 정의면 탐조인 아닌 사람이 있을까? 어쨌든 나도 탐조인이구나. 끝.
총 19종 관찰(식물 5, 곤충 2, 포유류 1종, 새 11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