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찰기록/자연 관찰기315 [2024년 1월 23일] 한파에 조용했던 올림픽공원 탐조 아침 일찍 볼일이 있어 집을 나섰다. 오후에도 약속이 있었지만 일단 장비는 챙겨서 출발~ 예상보다 볼일이 후딱 끝나는 바람에 그대로 올림픽공원으로 직행했다. 몽촌토성역을 빠져나오자마자 밀려오는 한기... 헙... 예상을 뛰어넘는 추위다. 날카로운 찬 바람이 얼굴을 콕콕콕 찔러 댐. 잠시 망설였지만 아 몰라 일단 고. 얘들 배고팠나 보다... 땅콩을 주면 곤줄박이들은 잘 받아먹지만 박새나 쇠박새는 맴돌기만 할 뿐 손에 올라오는 법이 없었는데, 오늘은 땅콩을 쥔 손을 펴자마자 난리 법석으로 달려들더니 박새도 쇠박새도 손에서 먹이를 물어갔다. (올린 영상에서는 박새만 물어감. 그리고 빨리 돌린 거 아님. 정상 속도.) 까치들이 쫓아오길래 건빵을 좀 나눠주고 있는데 이것들이 시끄럽게 깩깩거려서 옆 나무에서 쿨쿨.. 2024. 1. 23. [2024년 1월 22일] 서울숲 탐조 서울숲은 꽤 오랜만이다. 작년 늦가을 이후 겨울에는 첫 방문. 서울숲은 너무 인공적인 느낌이 나는 공원이라 숲이라는 이름을 붙이기는 좀... 그냥 정비 잘 된 도심 공원. 그래서 개인적으로는 별로 선호하지 않는 곳이지만 오랜만에 『서울의새』 탐조 모임 참석을 위해 방문했다. 하필이면 북극 한파가 몰아친 날이라 드럽게 추웠지만 탐조인들의 탐조 열기를 막을 수는 없었... 을까... 날이 추우니까 새들도 영 힘이 없었다. 그래도 반가운 얼굴들은 모두 봤으니 됐다. 날 좀 풀리면 다시 와야지... 추운 날씨를 핑계로 탐조를 좀 일찍 마치고 다 함께 맛난 점심도 먹고 커피도 한 잔 하면서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이 맛에 탐조 하나 보다... 끝. 2024. 1. 23. [2024년 1월 19일] 올림픽공원 탐조 일기 감기로 죽어가면서 얼굴색이 언데드 같아질 즈음 기적같이 회생에 성공! 잠깐의 컨디션 회복에 기뻐하며 올림픽공원으로 탈출을 감행했다. 탈출하지 못했다면 계속 감금되어 탐조도 못했을 거다. 미안해 여보... 사실 전날도 탈출을 했지만 『서울의새』 선생님들께 붙잡혀서 올림픽공원 도착과 동시에 점심을 먹으러 식당으로... 허무하게 탐조 끝. 올림픽공원 일정인지 확인했어야 했는데 너무 방심했다. 입구 컷이라니... 오늘은 일찌감치 일어나서 좋아진 컨디션을 믿고 전날보다 오른 기온에 얇은 패딩하나 걸치고 탐조를 나왔다. 공원은 아직 곳곳이 빙판이었는데 따뜻한 날씨에 많이 녹았다. 하지만 그 바람에 질척 질척해짐... 새들에겐 살기 팍팍한 계절인데 잎이 없어 새보기는 좋은 계절. 부지런히 올림픽공원 구석구석을 돌아봤.. 2024. 1. 20. [2024년 1월 15일] 올림픽공원 탐조 지난주부터 아내가 감기에 걸려 골골거리더니 이제 나까지 감기가 옮아왔다. 1주일 동안 안 걸리고 잘 버텼는데 주말에 추운 데서 벌벌 떨면서 별을 봤더니 면역이 떨어졌나 봄... 연초부터 골골거리고 있어서 탐조는 못 나가고 나갔던 자료를 정리하면서 누워서 쿨쿨 잠만 자고 있다. 얼른 나아야지... 나무들에서 새순이 돋아나고 있었다. 물을 모두 내렸던 나무들이 다시 물을 올리기 시작한 걸 보니 곧 봄이구나... 차를 타고 가면서 창밖 풍경을 보면 벌써 초록초록해지기 시작했다. 문득 드는 생각. 학계에서는 '딱다구리'라고 쓰는 거 같은데 국어사전에는 '딱따구리'라고 되어있다. 뭐가 맞는 걸까? 어원 같은 걸 다 떠나서 국립국어원에서는 '한글맞춤법 제13항에 따르면, 한 단어 안에서 같은 음절이나 비슷한 음절이.. 2024. 1. 16. [2024년 1월 13일] 철원 탐조 - 재두루미, 북방검은머리쑥새 월령도 좋고 날씨도 좋은 주말. 이런 날은 별을 보러 가야 한다. 별 보러 철원 가는 김에 두루미도 잘 있나 둘러볼 겸 늦은 오후에 토교저수지에 들러 봤다. 날씨가 마치 봄날씨 처럼 포근했는데, 양지리 마을에 도착했지만 두루미는 거의 보이지 않았다. 멀리 재두루미 가족이 먹이 활동을 하고 있을 뿐 기러기들도 한 마리 없는 토교저수지. 재두루미를 보고 있는데 바로 앞 수로의 관목에서 작은 새를 발견. 쑥새인가 싶었는데 북방검은머리쑥새였다. 오는 길에 논에서 먹이를 먹던 방울새와 함께 검은머리쑥새를 보고 왔는데 북방검은머리쑥새도 있었음. 넓은 곳이라 작은 새를 보기가 힘든데 운이 좋았다. 새가 너무 없어서 학저수지에는 새들이 좀 있으려나 싶어서 방문했더니... 전부 꽁꽁 얼어서 오리도 기러기도 있을 수가 없.. 2024. 1. 14. [2024년 1월 12일] 팔당 탐조 - 옅은밭종다리, 회색기러기, 고니, 참수리 등 전날 갑자기 팔당 가자는 톡을 받고는 바로 합류하게 된 팔당 탐조. 옅은밭종다리랑 회색기러기가 있다고 하셨는데 종다리란 말에 눈이 번쩍! 이번에도 사전 조사 없이 일단 출발~ 대신 원거리 탐조를 위해 간만에 필드스코프를 챙기는 바람에 짐이 두 배... 처음 탐조 장소는 팔당대교 밑에 있는 하남 철새 관찰 포인트. 여기저기 기웃거리다 돌아왔더니 난리가 났다. 한참 찾으셨다고...(^^;;) 옅은밭종다리가 있다고 하시는데 아무리 찾아도 내 눈에는 안 보임... 위치를 알려주셔서 간신히 찾았다. 도착한 지 30분도 안 돼서 목표종 달성. 오늘 너무 순조로움. 바로 다음 장소로 고고!~ 도착한 곳은 경안천생태습지공원. 대포부대가 입구부터 좌악~~ 전부터 한 번 와보고 싶은 곳이었는데, 쇠오리 수백 마리가 날아다.. 2024. 1. 14. [2024년 1월 11일] 올림픽공원 탐조 올림픽공원을 거의 일주일 만에 방문했다. 그 사이 눈도 많이 오고 무릎도 말을 안 들어서 좀 쉬는 시간이 필요했는데, 쉬지는 않고 아픈 무릎을 끌고 거의 매일 탐조를 나감. 쉬어야 좋아진다는 의사 얘기 따위 안드로메다로... 곤줄박이들은 손으로 주는 땅콩도 잘 받아먹는다. 아주 난리가 남. 박새들도 손 근처까지는 날아오는데 손에 앉아서 물어가지는 않는다. 근데 곤줄박이 녀석들 작은 건 안 먹고 큰 것만 골라간다는... 마지막에 들러본 몽촌호수의 모습은 충격이었다. 굴뚝이가 놀던 갈대밭을 싹 베어 버렸... 아이고 우리 굴뚝이 이제 어쩌냐... 2024. 1. 14. [2024년 1월 10일] 중랑천 탐조 - 호사비오리 호사비오리가 아직 중랑천에 있다는 소식을 듣고 장비를 챙겨 중랑천으로~ 지금까지는 얘랑 인연이 없었다. 어떻게 가는 날마다 눈이 오는지... 그 바람에 오래 찾아보지도 못하고 돌아왔었다. 오늘은 날씨가 맑으니까 수색 범위를 넓혀 볼 생각. 반드시 보겠다는 결연한 의지로 탐조 장소에 도착. 어르신들이 모여서 뭔가를 열심히 촬영하고 계시길래 슬쩍 보니까 비오리가 있었다. 옆에서 나도 비오리를 촬영하고 있는데 어르신 한 분이 뭐 보러 왔냐고 물어보심. 호사비오리요~! 하니까 비오리를 가리키시면서 저깄다고 찍으라고 하신다. 음... 쟤는 비오린데... 순간 머릿속에 혼란이 왔다... 내가 잘 못 알고 있나... 도감을 뒤적뒤적... 뭐여 비오리 맞다... 어르신들의 노심(老心)을 파괴할 수 없어서 그냥 호사비오.. 2024. 1. 10. [2024년 1월 8일] 동해안 탐조 여행(2) TV를 보다 잠들 생각이었는데 '에어리언 2'를 하길래 추억이 돋아 끝까지 다 봐 버렸다. 다시 봐도 명작이여... 그 바람에 늦게 잠들었는데도 개운하게 잘 일어남. 아직 해가 뜨려면 시간이 좀 남았지만 청초호로 탐조를 나갔다. 아직 해가 뜨기 전이라 새들도 조용했지만 속초의 풍경은 절경이었다... 왜 아내가 속초 가서 살자는지 이해됐음... 바닷가라 더럽게 추웠지만 아름다운 경치를 감상하며 달과 금성도 잠깐 봐주는 동안 새들이 살살 활동하기 시작했다. 작년에 이곳 청초호에서 무슨 갈매기를 보셨다고 했는데 이름은 기억 안 남. 어제보다 더 추운 날씨였지만 일정이 빠듯해서 부지런히 둘째 날 탐조 출발! 오전 탐조가 끝나고 오후에 타기로 했던 배를 조금 당겨서 타기로 했다. 일명 선상 탐조! 선상 탐조라니까.. 2024. 1. 10. [2024년 1월 7일] 동해안 탐조 여행(1) 『서울의새』 선생님들과 1박 2일로 동해안 탐조를 다녀왔다. 근데 이 분들이랑 가면 일단 밥은 읎다. 그냥 굶어야 함. 이 말하면 아무도 안 믿는데, 사실 나도 당하기 전에는 믿지 않았다...(일본에서 당함) 밥 먹는 시간도 아까워서 굶고 탐조에 올인하는 이 무서운 분들을 따라 어떤 새를 보러 가는 건지 1도 모른 채 일단 출발!!~ 처음 도착한 곳은 강릉의 남대천. 탐조대도 있었는데 제대로 앞이 보이는 탐조대는 처음이었다. 추운 날씨였지만 많은 분들이 탐조를 하고 계셨는데 사실 뭐를 보고 계신지는 안 궁금해서 안 물어봤다. 남일에 별로 관심 없음... 남대천을 떠나 이곳저곳 계속 돌아다녔는데 지명도 기억이 안 남. 그냥 촬영된 시간 순서대로 나열... 하루가 그냥 순식간에 지나갔는데, 정신없이 이동하며.. 2024. 1. 10. [2024년 1월 6일] 긴꼬리홍양진이 아침 일찍 납골당에 들러 아버지를 뵙고 해장국 한 그릇 뚝딱한 후 근처의 생태공원으로 탐조를 갔다. 납골당에서 멀지 않은 곳에 생태공원이 있는 줄 여태 몰랐는데 시설이 굉장히 좋아서 깜짝 놀람. 그런데 생태공원이라 그런가 올림픽공원보다는 길동생태공원이 오러랩됨. 그래도 길동생태공원에 비하면 훨씬 크고 쾌적했다. 공원을 돌아보던 중 몸이 와인색에 오목눈이처럼 생긴 녀석들을 발견했는데... 뜻밖의 손님인 '긴꼬리홍양진이'를 만나서 이곳에 들러보기 잘했다고 아내에게 칭찬 먹음. 추운 날씨라 오래 돌아보지는 않았지만 '긴꼬리홍양진이' 말고도 귀여운 녀석들을 많이 만날 수 있었다. 연초부터 예쁜 새를 봤으니 올해는 조복이 넘치는 한 해가 될 듯! 2024. 1. 10. [2024년 1월 3일] 2023년 탐조 기록 정리중 2023년의 탐조 기록을 정리 중인데 어떤 방식으로 정리를 할지 고민 중... 일단 카카오맵을 이용해서 2023년에 올림픽공원에서 기록했던 2,737건의 관찰위치를 모두 표시해 봤는데 예상했던 모습이었다. 내가 자주 가는 곳은 진하게, 자주 안 가는 곳은 흐리게 표시되기 때문에 어디를 자주 가는지 알 수 있음. 지도에 관찰위치를 표시하는 건 카카오맵 API를 이용했는데 문서가 너무 잘 돼 있어서 그리는데 30분도 안 걸렸다. 어떤 방식으로 시각화할 것인지 정하는 게 문제. 종별로 구분해서 표시하자니 정신없을 거 같고... 그룹화를 해서 주요 분포 위치를 확인할 수 있게 하는 게 어떨까... 일단은 이런저런 고민만 하는 중... 그래도 네이처링에 관찰기록을 꾸준히 기록한 덕분에 쉽게 관찰위치를 얻을 수 있.. 2024. 1. 3. [2024년 1월 1일] 신년 첫 탐조 감기로 연말에 골골거리다 눈떠 보니 해가 바뀌었... 몸을 추스르고 느지막이 올림픽공원으로 2024년 첫 탐조를 다녀왔다. 날이 따뜻해서 공원에는 사람들이 바글바글했는데, 특별히 많은 새를 보지는 못했지만 부모님과 함께 나온 어린 탐조인을 많이 만날 수 있었다. 그중에서도 초등학교 5학년 여학생이 부모님과 도감을 찾아가며 새를 보고 있는 모습이 어찌나 대견하던지... 곤줄박이가 땅콩을 받아먹는 모습이 너무 귀여워 한 컷! 작은 새의 무게를 직접 느껴 본 사람은 그 느낌을 잊지 못할 거다. 컨디션 때문에 철새들이 잘 있나 빠르게 둘러보고 돌아왔지만 잠깐이라도 나갔다 오기 참 잘했다. 토닥토닥 2024년도 달려보자!!! 2024. 1. 2. [2023년 12월 24일] 2023 크리스마스 탐조 올해 탐조를 시작하고 맞은 첫 크리스마스. 매년 크리스마스 시즌에는 Christmas Bird Count라는 행사가 전 세계적으로 열린다고 한다. 우리는 성탄 탐조라고 하는데, 일종의 '조류 개체수 총조사' 정도로 생각하면 될 거 같다. 이 기간 동안 특별한 장소에서 탐조를 하는 게 아니라 자신의 집 주변에서 새를 보고 개체수를 세는 것만으로도 충분. 다 같이 새를 보고 기록하자는 취지인 거 같다. 미국의 국립오듀본센터라는 곳에서 매년 개최한다는데 올해로 벌써 124회째. 관심 있는 분들은 아래 링크에서 확인. Join the Christmas Bird Count You can add to a century of community science by joining a count near you. www... 2023. 12. 28. [2023년 12월 23일] 11월과 12월에 올림픽공원 에서 만난 새들 요즘은 비만 안 오면 매일 올림픽공원으로 탐조를 나간다. 탐조라기보다는 이제는 그냥 일과인 듯. 그러다 보니 탐조 기록이 너무 많이 쌓여서 이제는 매일매일 탐조 일기를 쓰는 것은 포기다. 그렇지만 그 사이에 올림픽공원에서 만난 친구들을 그냥 지나칠 수 없어서 개인적으로 기억에 남는 녀석들을 소개해 본다. (소개 순서는 순위가 아님.) 1. 노랑부리저어새 가장 어이가 없었던 녀석. 올림픽공원에 노랑부리저어새라니... 눈이 오던 날 날아왔다가 호수가 꽁꽁 얼자 떠났다. 얘 때문에 탐조하는 사람들이 모여 들어서 한동안 사람들로 북적북적했다. 다행히 별 탈 없이 돌아갔음. 2. 후투티 경주 황성공원에서 본 이후로 오랜만에 만난 후투티. 언제 봐도 사랑스러운 녀석인데 까치들이 못살게 구는 바람에 금방 날아가 버렸.. 2023. 12. 24. 이전 1 ··· 11 12 13 14 15 16 17 ··· 21 다음